1. 사안의 개요

경기도 양주에 소재한 H산업의 채석장에서 야적장 상단에 적치된 석분토가 무너져 내려 야적장 하단에서 작업하고 있던 근로자 3명이 사망하였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 사고가 굴착면 기울기가 안전보건규칙이 정한 각도를 초과하였고 인장균열이 발생하는 등 붕괴의 징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은 H산업의 대표이사가 아닌 H산업이 소속된 기업집단의 계열사 총괄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상 H산업의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로 기소하였습니다. 또한 H산업의 대표이사, CSO 및 채석장 현장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검찰은 계열사 총괄회장이 계열사 업무에 관하여 정례 및 수시 보고를 받고 또 필요한 경우 직접 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는 점을 들어 H산업의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우선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대표이사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며, 대표이사가 아닌 자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자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사업을 총괄함으로써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였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이어 법원은 H산업이 속한 기업집단의 규모나 조직을 고려할 때 계열사 총괄회장은 경영책임자로서 각 사업장의 특성과 규모를 고려하여 중대재해처벌법 및 동법 시행령상 각종 안전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지위에 있었다고 보았고 따라서 경영책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법원은 현장소장이 채석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임명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현장소장이 채석장의 안전보건관리를 총괄하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표이사 및 CSO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의 안전조치의무∙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고, 현장소장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3. 시사점

이번 사건은 대표이사가 아닌 계열사 총괄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경영책임자로 기소됨으로써 그 결과에 따라서는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책임주체가 대표이사를 넘어 기업집단의 회장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경영책임자의 의미와 관련하여 우선 (i) 경영책임자는 기본적으로 대표이사로 보아야 하며, (ii) 대표이사가 아닌 자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자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사업을 총괄하였고 그로 인하여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야 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계열사 총괄회장이 계열사 업무에 관하여 정례 및 수시 보고를 받고 또 필요한 경우 직접 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는 점만으로는 경영책임자로 보기에 부족하며, 경영책임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계열사 총괄회장이 실제로 각 사업장의 특성과 규모를 고려하여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각종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점도 특기할 만합니다. 

이번 판결에서 시사하고 있는 바와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는 사업장의 실제 안전보건관리에 관하여 실질적인 결정 및 지시 권한을 가졌는지 등을 고려하여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 자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바, 고용노동부·경찰·검찰 수사 대응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와 함께 사실관계와 조직의 의사결정구조 및 안전보건관리 실무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여야 대응전략을 수립함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