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를 비롯한 방산 관련 기업에 대한 형사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사업 수행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군사기밀의 유출이 문제된 경우에는 민간 방산기업도 군 수사기관의 수사 및 군사법원의 재판 대상이 될 수 있으며(군사법원법」 제3조 제2항, 제44조), 수사 과정에서 군사기밀의 유출이나 보안사고가 확인되면, 형사처벌에 더하여 부정당업자 제재 등 행정상 처벌이나 계약 취소 등 계약상 불이익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는 방산기업의 서버나 업무공간에는 여러 다른 방산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이나 영업비밀이 함께 존재할 수 있으므로, 압수·수색 시에는 적법한 집행에는 협조하면서도 해당 사건과 무관한 군사기밀이나 영업비밀이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이 뉴스레터에서는 일반적인 형사 사건과 구분되는 군사기밀 관련 압수·수색 사건에서의 수사체계, 영장 확인 절차, 전자정보 압수 시 유의사항 등을 살펴보고, 이 경우 방산기업이 실무적으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하였습니다.

 

1. 군사기밀 사건의 수사체계: 누가, 어떤 권한으로 수사하나

2026년 7월 31일, 국군방첩사령부가 폐지되면서 종전 방첩사령부가 수행하던 안보범죄 수사기능이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되었습니다. 국방부조사본부는 각 군 군사경찰의 업무 중 「군사기밀 보호법」에 규정된 범죄의 수사·예방 및 범죄정보 업무를 총괄합니다(「국방부조사본부령」 제3조).

군사기밀 유출 등 안보범죄 수사는 1차적으로 군사경찰이 담당합니다. 군검찰은 보완수사와 직접수사를 비롯하여 기소 및 공소유지를 맡고 있습니다.

방산기업은 이러한 수사체계의 변화를 숙지하고, 군 관계자가 회사에 방문하거나 자료제출·출석 등을 요구하는 경우, 먼저 소속기관과 신분, 수사의 목적 및 법적 근거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해당 기관과 담당자에게 적법한 수사 권한이 있는지, 수사 대상에 대해 군 수사기관의 수사권이 미치는지, 군 수사기관이 요구하는 사항이 군 수사기관의 권한 범위에 해당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법상 근거가 없는 수사나 수사협조 요구에 대해서는 이의 제기 등 필요한 법적 대응을 하여야 합니다.

 

2. 영장 확인: 압수·수색의 대상과 범위를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여 수사기관이 기업의 모든 장소와 자료를 제한 없이 수색·압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A사업과 관련하여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같은 서버에 보관된 B·C사업의 군사기밀까지 당연히 압수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산기업은 집행에 앞서 반드시 영장을 확인하여 혐의사실, 피의자(또는 참고인), 수색 장소 및 압수대상의 범위를 파악하고, 수사기관이 영장 범위 외 수색 또는 압수를 진행하려 한다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적절히 대응하여야 합니다.

  • 영장 제시 의무: 「군사법원법」은 영장의 제시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제159조), 「형사소송법」과 달리 사본 교부 의무는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형사소송법 제118조 및 제219조). 하지만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사본을 교부받아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압수·수색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실무상 대상 기업이 요청하는 경우 사본을 교부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영장 사본의 교부를 요청하여 할 것입니다.
  • 압수·수색 범위 제한: 압수·수색은 영장에 기재된 대상자·장소 및 압수대상의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대법원은 군사기밀보호법위반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영장에 명확히 명시된 자료 외 다른 자료를 압수한 사례에서,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한 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련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1도8284 판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 등 참조).

 

3. 군사상 기밀이 요구되는 장소: 책임자의 승낙과 보안조치

「군사법원법」 제150조는 '군사상 기밀이 요구되는 장소'에 대해서는 그 장(長) 또는 대리인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군부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이나, 군사상 기밀이 요구된다고 하여 기업 입장에서 압수·수색을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즉, 같은 조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대법원도 승낙 거부에는 국가안보나 국방 등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구체적·객관적인 사유가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도6500 판결 참조).

따라서 압수·수색을 받는 기업은 군사상 기밀이 요구된다는 취지로 압수·수색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보안조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기업의 기밀 자료를 보호하고 수사가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압수·수색 현장의 보안담당자 입회
  • 압수·수색 대상 구역과 비대상 구역의 분리
  • 수사기관의 불필요한 촬영·출입의 제한
  • 수사 대상 비밀자료의 선별 및 별도 관리

이러한 조치를 통해 다른 군사기밀의 불필요한 노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전자정보 압수와 참여권: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합니다

압수대상에는 통상 서류·저장매체 등 일반 물건뿐만 아니라 전자정보도 포함됩니다. 기업의 PC·서버에는 수사대상 자료와 함께 다른 방산사업의 군사기밀, 방위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등이 함께 저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래 사항을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현장 선별이 원칙입니다

전자정보는 원칙적으로 압수·수색 현장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만을 선별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현장에서 선별이 불가능하거나 압수 목적 달성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저장매체 자체의 반출을 동의할 수는 있습니다.

(2) 참여권을 적극 행사해야 합니다

피압수자인 방산기업은 법률 대리인과 함께 압수·수색 현장에 적극 참여하여, 실제 압수대상이 영장에 기재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저장매체 반출 후 이루어지는 전자정보의 탐색·출력·복제 역시 압수·수색영장 집행의 일부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1. 5. 26.자 2009모1190 결정 참조).

따라서 사후 선별 과정에도 법률 대리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수사와 무관한 정보가 불필요하게 탐색·노출·압수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5. 자료의 보존과 삭제: 임의 삭제는 금지되지만, 군사기밀에는 특별한 삭제의무가 있습니다

압수·수색이 예상되거나 집행이 시작된 이후에는 수사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변경하거나 저장 위치를 옮겨서는 안 됩니다. 즉, 기업은 수사 관련 자료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해야 합니다.

한편 군사기밀 보호의 차원에서 압수 목적물인 군사기밀이 정보저장매체의 출력이나 복제의 방법으로 제출된 경우, 검사·군검사 또는 그 지휘를 받은 사법경찰관·군사법경찰관은 원래의 정보저장매체의 점유자에게 저장매체에 남아 있는 군사기밀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점유자가 그러한 요구를 받고도 즉시 삭제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군사기밀보호법」 제16조 제3항).

방산기업은 자의적인 자료 삭제와 법률에 따른 삭제 요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 적법한 삭제 요구를 받은 경우: 요구자의 권한과 삭제 대상·범위를 확인하고, 조치 내용을 기록해야 합니다.
  • 군사기밀의 분실·도난에 대한 신고의무와 수사기관·군부대의 제출요구에 응할 의무도 별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군사기밀보호법 제16조).
  • 사건이 불기소로 종결되더라도, 압수물 중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군검사 포함) 등이 삭제·폐기 또는 국고귀속을 명할 수 있습니다(국가기밀보호법 제20조의 2).

6. 방산기업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과 대응 체크리스트

군사기밀보호법위반 등 사건의 압수·수색은 유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하여 통상 수사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이때 확보된 자료가 이후 수사의 방향과 범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위해 본점 사무소 등 수색장소에 도착한 경우, 기업은 신속하게 법률 대리인에게 연락하고 참여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이 때 법률 대리인이 현장에 도착하여 영장과 집행범위를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대하여 합리적인 범위에서 집행의 유예를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증거인멸 우려 등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는 사전통지 없이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22조, 제219조),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대응체계도 미리 구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응 체크리스트

위와 같이 살펴본 방산기업이 군사기밀 관련 압수·수색에 대응할 때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전 대응체계 구축과 초기부터 법률 대리인의 참여
② 수사기관의 권한 및 영장 확인
③ 압수·수색의 대상·범위와 혐의 사실의 관련성 확인
④ 군사기밀 취급 장소의 승낙 및 보안조치 확인
⑤ 현장 압수·수색 및 전자정보 선별 과정에 적극적인 참여
⑥ 압수목록 확인 및 군사기밀 삭제 등 사후조치

 

[세종 국방·방산팀]

법무법인(유) 세종 국방·방산팀은 군사기밀 및 방위산업 관련 법률과 군 수사절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방산기업의 압수·수색 사전 대응체계 구축, 현장 대응, 구성원 조사 및 압수·수색 이후 후속절차 등 관련 이슈 전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