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26. 7. 15.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재편(대산1호) 관련 기업결합 건’에 대한 심의절차를 개시하였습니다.1 해당 기업결합 건은 지난 해 8월부터 민관이 함께 추진해온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의 제1호 사업재편 사례로서, 그 심사기간과 관련하여 최근 제정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석유화학산업법’, 2026. 4. 21. 시행)의 공정거래법 특례 규정이 고려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2
한편 석유화학산업법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이하 ‘철강산업법’, 2026. 6. 17. 시행)은 기존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하 ‘기업활력법’)과 유사한 맥락에서,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석유화학·철강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고 신속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서, 공정거래법 적용 특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석유화학산업법 및 철강산업법에 도입된 공정거래법 특례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사업재편을 위한 공정거래법 특례의 주요 내용
기존 기업활력법이 사업재편계획 신청과 기업결합신고를 연계하고 공동행위 인가 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기반을 마련한 것에 비해, 석유화학산업법 및 철강산업법은 장애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되어 온 사업재편 과정에서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 공동행위 인가의 불확실성, 실사 과정 정보교환의 경쟁법 리스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간 단축, 공동행위 인가 간주, 정보교환 적용제외 등 보다 실질적인 특례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마련되었습니다.
1) 기업결합 심사기간 단축
석유화학산업법 및 철강산업법은 사업재편을 신청한 기업 또는 그 승인을 받은 기업이 기업결합신고일 60일 전에 공정거래법 제11조 제9항에 따른 임의적 사전심사를 요청한 경우, 공정위는 신고일부터 30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하여야 하고, 필요한 경우에도 60일 범위 내에서만 연장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최대 90일, 석유화학산업법 제8조, 철강산업법 제37조). 이는 공정거래법상 최대 120일까지3 가능한 심사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다만 신고서 첨부서류 미비 시 보완요구 기간은 심사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점(석유화학산업법 시행령 제8조, 철강산업법 시행령 제48조)은 공정거래법과 동일합니다.
2) 공동행위 인가 간주
산업통상부장관은 생산량 조정, 수급 안정화 협의, 공동생산·투자, 공동구매,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 등 5가지 유형의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동의를 거쳐 승인할 수 있고, 산업통상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됩니다(석유화학산업법 제9조 제1항 및 제2항, 철강산업법 제38조 제1항 및 제2항). 단, 이러한 공동행위는 (i) 산업위기 극복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일 것, (ii) 산업구조조정 효과 또는 효율성 증대 효과가 클 것, (iii) 부당한 방식이 아닐 것 등이 요구되며, 공정위는 산업통상부장관으로부터 신청서를 송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회신하여야 합니다(석유화학산업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및 제4항, 철강산업법 시행령 제49조 제3항 및 제4항).
3) 정보교환금지 규정 적용 제외
사업재편 검토 과정에서 필요한 설비가동률, 생산능력, 제품별 손익 등의 정보와 실사 과정에서 공유되는 비공개 경영정보 등 2가지 유형의 정보교환행위는 정보교환행위 개시 15일 전까지 공정위에 미리 신고하고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환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상 정보교환금지 규정(제40조 제1항 제9호) 및 합의 추정 규정(제40조 제5항)의 적용이 제외됩니다(석유화학산업법 제9조 제3항, 철강산업법 제38조 제3항).
| 구분 | 기업활력법 | 석유화학산업법 및 철강산업법 |
| 기업결합 심사기간 단축 |
사업재편 신청과 기업결합신고 연계 |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시 신고 후 30일 내 심사, 필요 시 최대 60일 연장(최대 90일 내 심사) |
| 공동행위 인가 간주 |
사업재편 심의와 공정위 인가 절차 병행 |
산업부 승인(공정위 동의 전제)을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인가로 간주 |
| 정보교환금지 규정 적용 제외 |
(별도 특례 규정 없음) | 15일 전 신고 및 필요 최소성 등 요건 충족 시 정보교환 금지 및 합의 추정 규정 적용 제외 |
2. 시사점
최근 도입된 사업재편 관련 공정거래법 특례는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사업자들에게 심사기간 단축, 공동행위 인가 간주, 정보교환금지 규정 적용 제외 등 실질적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산업정책을 이유로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사업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쟁법상 불확실성을 줄이고 산업정책과 경쟁정책 간 충돌을 절차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거래법 적용 특례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몇 가지 제도적 한계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컨대, (i) 공동행위 인가 간주 특례는 산업부 승인 절차를 마련한 것일 뿐, 공정위의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쟁제한성 심사를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인가제도가 그동안 엄격한 요건으로 인해 활용 사례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특례의 실효성은 공정위의 심사기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ii) 또한 정보교환금지 규정 적용 제외 특례의 경우 사전신고 절차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신고 후 공정위의 검토절차와 처리기한이 명확하지 않아, 사전신고만으로 곧바로 적법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또한 정보교환금지 조항이 비교적 최근 도입되어 관련 선례가 충분하지 않은 점 역시 실무상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특례들이 사업재편 과정에서 실질적인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공정위가 구체적인 판단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제시하고, 산업정책적 필요성과 경쟁정책 간의 균형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므로, 기업들로서는 앞으로 공정위가 특례를 어떻게 운용해 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업으로서는 정부 정책이나 관계부처의 협조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경쟁법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면서 적용 가능한 산업법상 특례 및 요건과 공정위 협의·신고 절차를 세심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공정위, 2026. 7. 15.자 보도자료 ‘석유화학 사업재편 관련 대산 1호 기업결합 건 심의절차 개시’
2 공정위, 2025. 11. 26.자 보도자료 ‘공정위, 『롯데케미칼 – HD현대케미칼』 기업결합 사전심사 개시’
3 공정거래법 제11조 제10항. “공정거래위원회는 제9항에 따라 심사를 요청받은 경우에는 30일 이내에 그 심사결과를 요청한 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90일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