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7. 국회에서 알고리즘 담합과 관련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발의안(의안번호 제2218875호)은 가격 또는 거래조건 설정에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사용한 경우를 공동행위 합의 추정 대상으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알고리즘 담합의 요건 및 추정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OECD 경쟁위원회는 알고리즘에 의한 담합을 AI 관련 주요 경쟁이슈로 지목하고 있고1, 얼마전 필리핀에서 개최된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서도 주요 주제 중 하나(Algorithmic Collusion and Challenges for Cartel Enforcement in the Digital Era)로 논의될 정도로 각 국의 경쟁당국 역시 알고리즘 기반 가격조정 및 정보교환 구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역시 최근 정책보고서 등을 통해 알고리즘 담합 및 생성형 AI 기반 경쟁제한 가능성을 주요 이슈로 언급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장 또한 AI·알고리즘 담합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계획을 밝히는 등 관련 감시·집행 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 국내 알고리즘 담합 관련 입법 동향
(1) 정보교환 규율 도입
디지털 담합(Digital Cartels)에 관한 문제는 2018년경부터 공정위와 국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습니다. 디지털 담합은 크게 데이터 풀링(Data pooling) 유형과 알고리즘 담합(Algorithmic collusion)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 데이터 풀링 (Data pooling): 복수의 사업자가 시장정보, 거래정보, 소비자 데이터 등을 공동으로 수집·공유·통합하여 활용하는 행위로, 경우에 따라 경쟁사업자간 정보 교환을 통한 담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유형
- 알고리즘 담합(Algorithmic collusion): 사업자들이 알고리즘 또는 인공지능 등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가격· 거래조건 등을 자동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명시적인 합의 없이 담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유형
초기에는 빅데이터 기반 경쟁제한 우려와 정보교환 사건에서의 입증 문제 등이 중심적으로 논의되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0년 전면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사업자 간 정보교환 행위(information exchange)를 별도의 공동행위 유형으로 규율하기 시작하였습니다(법 제40조 제1항 제9호). 아울러 정보교환과 외형상 행위가 일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일정 요건 하에서 합의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법 제50조 제5항 제2호), 합의 사실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정보교환을 매개로 한 담합을 규율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는 디지털 담합 중 데이터 풀링 유형을 포섭하려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정보교환 담합 규정은 가격, 원가, 생산량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를 경쟁사업자 간에 교환하고, 그 결과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경우를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공정위의 사업자간 정보교환이 개입된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이하 ‘심사지침’)은 직접적인 정보교환 뿐 아니라 이메일, 전화, 회의 등 전달수단을 불문하며, 사업자단체나 제3자를 통한 간접교환 역시 추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전제(심사지침 Ⅲ)로 하고 있습니다.
(2) 알고리즘 공동사용 관련 최근 국회 발의안
이러한 배경 아래 금번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안번호 제2218875호)은, 데이터 풀링 유형 외에도 사업자들이 제공한 정보를 활용하여 알고리즘이 가격 또는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경우(알고리즘 담합 유형)를 보다 직접적으로 규율하려는 시도로 이해됩니다.
특히 동일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합의의 존재를 추정하는 규정은 기존 정보교환 담합 규율만으로는 포착이 쉽지 않았던 알고리즘 담합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적 보완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해당 발의안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각 호 중 제9호의 정보교환 행위 자체는 제외하면서, 알고리즘 자체를 새로운 공동행위 위험요소로 도입하려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2. 해외 알고리즘 담합 관련 동향
(1) EU
EU는 2016년 Eturas 판결을 통해, 온라인 예약 플랫폼 운영자가 시스템 메시지 및 기술적 설정을 통해 할인 제한 구조를 제시한 경우, 이용사업자 간 직접적인 회동이나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 공동행위 성립 가능성을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플랫폼 공지를 인식할 수 있었던 사업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 표시 없이 시스템을 계속 이용한 경우에는 공동행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의 알고리즘 담합 유형 중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구조*에 대한 규율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구조: 하나의 플랫폼(hub)과 수직적 관계에 있는 경쟁기업들이(spoke) 직접적 접촉 없이, 플랫폼의 가격결정 시스템을 동일하게 이용하면서 수평적 담합효과가 나타나는 유형
입법적 측면에서는 EU 경쟁법 본문에 별도의 ‘알고리즘 담합’ 조문을 추가하기보다는, AI Act, 디지털시장법(DMA), 데이터 관련 규정 등을 통해 알고리즘·데이터 처리에 대한 투명성, 기록·감사 의무, 플랫폼의 자사우대·데이터 결합 제한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집행 기반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2) 미국
최근 미국에는 기존 셔먼법 상의 담합 규율과는 별도로, 일부 주를 중심으로 가격결정 알고리즘 자체를 독립된 규제 대상으로 명시하는 입법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코네티컷 주는 [코네티컷주 독점규제법(Connecticut Antitrust Act)]에서 주거용 임대시장에서 임대료·입주율 등을 조정하는 알고리즘 및 수익관리 시스템의 사용을 제한하였고(26.1.1.시행), 캘리포니아 주는 [주 독점규제법인 카트라이트법(Cartwright Act)]에서 산업전반을 대상으로 경쟁사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가격 결정 알고리즘의 사용· 배포 등을 금지 대상인 카르텔 위반행위로 명시하였습니다(26.1.1.시행).2
2025년 연방 차원(법무부)에서 RealPage의 알고리즘 가격결정 구조를 대상으로 셔먼법 제1조 및 제2조 위반에 대한 집행도 이루어지고 있어, 법리·입법 논의와 실제 집행이 병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3. 결론 및 시사점
알고리즘 기반 가격결정 시스템은 거래 효율성 및 소비자 편익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기존 경쟁법 체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경쟁제한 가능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당국의 주요 관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입법 논의는 단순한 정보교환 규제를 넘어, 동일한 데이터 및 가격결정 구조를 공유하는 알고리즘 자체를 새로운 경쟁제한 위험으로 보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공정위 역시 생성형 AI 및 알고리즘 기반 시장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조사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자 간 직접적인 의사연락 여부뿐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 가격∙거래조건에 관한 정보가 수집·반영되고 동일한 알고리즘 구조가 형성되는지가 경쟁법상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도 가격∙거래조건 솔루션, 플랫폼 가격∙거래조건 시스템, AI 기반 자동 가격∙거래조건 설정 기능 등이 경쟁사 정보와 어떠한 방식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사전 점검 필요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 OECD 경쟁위원회, 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mpetitive Dynamics in Downstream Markets, Background Note, 2025.12.
2 국회도서관, ‘미국의 알고리즘 가격결정에 대한 독점규제 입법례’, 최신외국입법정보, 2026-5호, 2026.3.31. 4-6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