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정의 경과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망인)의 생전처분(증여) 또는 유언(유증)에 의한 상속재산 처분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여, 법정상속인 중 일정 범위의 근친자에게 법정상속분의 일부가 귀속되도록 보장하는 민법상 제도입니다. 이 유류분 제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4. 4. 25. 아래와 같이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습니다.
가. 단순 위헌 (즉시 효력 상실) – 피상속인(망인)의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부분
나. 헌법불합치 (잠정적용: 2025. 12. 31.을 시한으로 법률 개정 시까지 효력 유지) – ① 유류분 상실사유(패륜행위 등)를 규정하지 않은 부분과 ② 기여분 관련 규정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부분
그런데 국회가 2025년 말까지도 위 ①, ②에 관한 민법 개정을 마치지 않아 법적 공백이 발생하였고, 실제로 전국의 수많은 유류분 사건의 재판이 중단되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 유류분 제도를 일부 개정하는 민법 개정안이 2026. 2. 12.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2. 개정안의 주요내용
가. 패륜적 상속인의 유류분권 상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 4. 25.자 결정에서,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는 점에서, 민법 제1112조에서 유류분 상실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은 부분은 위헌이라고 보았습니다.
한편 2024. 9. 피상속인(망인)의 직계존속(부모)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는 등의 경우에는 유언이나 공동상속인의 청구 등 일정 절차를 거쳐 가정법원이 해당 직계존속의 상속권 상실 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민법 제1004조의2(이른바 구하라법)이 신설되어 시행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패륜행위를 한 직계비속(자녀)이나 배우자 등은 위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이번 개정안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뿐만 아니라 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는 등 패륜적인 행동을 한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004조의2). 유류분은 상속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상속권이 상실되면 유류분권도 당연히 상실됩니다.
나.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재산은 유류분 반환청구 대상에서 제외
또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 4. 25.자 결정에서, 어느 공동상속인의 피상속인 부양 또는 상속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대한 기여분을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118조에서 준용하지 아니한 것을 이유로 민법 제1118조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1008조의2를 준용하지 않음으로써 이로 인해 기여상속인이 그러한 기여의 보답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일부를 증여받더라도, 해당 증여 재산이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불합리하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이번 개정안은, 어느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 또는 유증받은 경우에도 그 증여나 유증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유류분 반환청구의 대상이 되는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008조).
다. 유류분 반환의 방법 변경 (원물반환 → 가액반환)
현행 민법 제1115조 제1항은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으로 인하여 생긴 유류분의 부족분을 반환하여야 하는 경우 원물로 반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수증자의 처분 등으로 원물반환이 어려운 경우에만 가액반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51887 판결 참조).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 4. 25.자 결정에서 위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일부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유류분 반환에서의 원물반환원칙 때문에 유류분 반환청구의 대상이 부동산인 경우 갈등관계에 있는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반환의무자 사이에 매우 복잡한 법률관계를 발생시키고, 당사자 사이의 다툼의 심화로 법원의 심리가 지연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민법 제1115조 제1항을 개정함에 있어 유류분 반환을 원물이 아닌 가액으로 하도록 입법개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위와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유류분 부족액을 반환하는 경우 가액(금전)으로 반환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115조 제1항).
라. 기타
그 외에도 이번 개정안은 상속결격 및 상속권이 상실된 사람의 배우자 역시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003조).
3. 대응 방안
이번 개정안은 공포된 날부터 시행되는 것이 원칙이나(부칙 제1조), 패륜 상속인에 대한 상속권 상실 선고 규정과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재산이 특별수익에서 제외되는 부분은 2024. 4. 25.(헌법재판소 결정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대해서도 적용됩니다(부칙 제2조, 제4조). 따라서 2024. 4. 25. 이후 개시된 상속에 관한 분쟁 사건인 경우에는 개정안에 따른 유불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참고로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재산을 유류분 반환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종전의 대법원 판결에 따른 법리에 의해서도 가능하기는 하였습니다.1 따라서 2024. 4. 25. 이전에 개시된 상속에 관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대법원 판결과 이번 개정안의 취지 등을 적극 주장하여 재판부가 기여분을 고려하여 유류분을 판단하도록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30083, 230090 판결. 다만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 4. 25.자 결정에서, 위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