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최근 프로농구선수 A와 구단 B 사이에 계약 해지 관련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당사자들은 리그 내부의 조정 절차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선수와 구단 간에 발생하는 분쟁을 어떤 절차를 통해 해결할 것인지는 분쟁의 실체적인 내용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각 프로스포츠별로 분쟁 해결 절차가 어떻게 마련되어 있는지, 그 절차가 당사자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 (1)편에서는 프로축구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어서 (2)편에서는 여러 프로스포츠 사례들을 비교분석 해보겠습니다.

 

2. 표준계약서 도입: 분쟁해결 절차 명확화

문체부는 프로스포츠의 공정한 환경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에 프로스포츠 5종(야구, 축구, 배구, 여자농구, 남자농구) 표준계약서를 도입했습니다. 표준계약서는 선수와 구단의 권리와 의무, 선수의 신분 관련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분쟁해결 조항을 두어 계약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들이 따라야 할 분쟁해결 절차에 관하여도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3. 서울고등법원 2022. 5. 19. 선고 2021나2022938 판결

프로축구선수가 K리그를 상대로 조정위원회 결정의 무효 확인을 구한 사건입니다. 구단과 선수는 연봉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구단은 K리그 조정위원회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K리그 조정위원회는 심리를 거쳐 ‘조정’ 결정을 내렸고, 선수는 이에 승복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표준계약서가 고시되기 전에 체결된 계약서가 문제되었던 것으로, 해당 계약서에서는 당사자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K리그의 조정, 대한축구협회의 조정, FIFA의 조정,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조정 순서로 이를 해결해야 하며, 이에 따른 최종적인 조정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조정결정에는 구속력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이는 중재법상 ‘중재’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중재판정에 대한 불복은 중재법에 따른 취소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습니다.1

 

4. 표준계약서 규정과 K리그 및 대한축구협회 규정의 불일치

프로축구 표준계약서 제24조에서는 계약의 해석 또는 이행과 관련하여 클럽과 선수 간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K리그의 조정, 대한축구협회의 조정 순서로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당사자가 위 절차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프로축구 표준계약서는 K리그 및 대한축구협회의 조정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K리그 「조정위원회 세칙」 및 대한축구협회 「분쟁조정 규정」에서는 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일반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K리그 「조정위원회 세칙」 제7조 제2항, 대한축구협회 「분쟁조정 규정」 제17조 제2호).23 따라서 조정위원회 결정에 불복하여 소를 제기하는 경우 법원이 이를 중재에 해당한다고 보아 소를 각하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참고로 프로축구 표준계약서에서는 법원에 소를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위와 같은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표준계약서에서는 당사자가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5. 결론: 분쟁해결절차 불명확성 해소의 필요성

위와 같은 분쟁해결 절차에 관한 프로축구 표준계약서와 K리그 및 대한축구협회 규정의 불일치는 각각 2018년 및 2010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된 K리그 및 대한축구협회의 규정이 2021년에 고시된 프로축구 표준계약서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결국 당사자들에게 불필요한 법적 혼란을 초래하고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선수와 구단이 보다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 및 e스포츠의 분쟁 해결 절차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스포츠 법률, 분쟁해결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어 선수와 구단 간의 계약 분쟁과 같은 복잡한 사안에 최적의 법률 자문을 제공합니다.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담당 전문가에게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1 나아가 법원은 설령 이 사건 소를 중재판정 취소의 소로 선해한다고 하더라도, 그 피고적격은 조정 결정의 구속력이 미치는 구단에게 있다고 하였습니다.
2 2025. 3. 5.자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내규 기준
3 참고로 「FIFA 정관(Statutes)」 제58조 제2항도 축구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분쟁은 축구계 내부에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일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FIFA 선수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Regulations on the Status and Transfer of Players)」 제22조 제1항은 선수와 구단 간의 고용 관련 분쟁의 경우에는 관할 합의가 있으면 일반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