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생성형 AI의 산출물에 관하여는, 저작물성을 인정할 것인지, 기존 저작물과 유사할 경우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것인지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위 두가지 쟁점에 관하여 판시한 판결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2.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한 사례
가. 판결 개요
베이징 인터넷 법원은 2023. 12.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고, 이를 무단으로 이용한 행위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였습니다. 위 사건은 원고가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이용하여 아시아계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생성한 다음 SNS에 업로드하였는데, 피고가 위 이미지를 무단 복제, 전송한 사안입니다.
베이징 인터넷 법원은, 원고가 인물과 그 표현방식 등의 요소에 대하여 제시어를 선택하고 순서를 정하여 입력하면서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다양하게 매개변수를 변경하는 등 창작 과정 전반에 걸쳐 지적 노력을 투입하였기 때문에, 해당 이미지는 창작적 노력에 의한 것으로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원고는 생성형 AI를 단지 도구로 사용한 것뿐이라는 취지로 판시하면서 원고가 저작자가 된다고 보았고, 결국 위 이미지를 무단으로 이용한 피고의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2023)경0497민초11279호}.
나. 평가
위 베이징 인터넷 법원의 판결은, AI를 사용하여 생성한 이미지라고 하더라도 최종 결과물 생성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창작적인 기여와 노력이 투입되었다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우리 대법원은 ‘창작적 표현형식에 기여하지 않은 자는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더라도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고 있으므로(대법원 1993. 6. 8. 선고 93다3073 판결 등), 우리나라에서도 생성형 AI 산출물의 저작물성에 관하여 위 베이징 인터넷 법원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사람이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에 따른 결과물을 AI가 출력해 내는 것인데, 이러한 프롬프트를 아이디어나 소재의 제공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할지, 아니면 이용자의 창작적인 표현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최종 산출물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로 프롬프트나 매개변수를 입력, 조정해야 창작적 기여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인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개별적인 AI 산출물의 생성 과정 여하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을 것인데, 향후 구체적인 사례가 보다 풍부하게 축적되어야만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3. 생성형 AI의 산출물을 저작권 침해물로 인정한 사례
가. 판결 개요
2024. 2. 8. 중국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만들어 낸 이미지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을 하였습니다. 위 판결은 중국에서 2023. 8. 15.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에 대해 다룬 첫 번째 판결이기도 합니다{(2024)월0192민초113호}.
츠부라야 프로덕션 주식회사는 일본의 유명 캐릭터인 ‘울트라맨’ 시리즈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 사건의 원고인 상해신창화문화발전유한공사는, 츠부라야 프로덕션으로부터 중국내 울트라맨 시리즈 저작물에 대한 독점적인 라이선스를 취득하였습니다.
위 사건의 피고인 A사는 웹사이트를 통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였는데, 원고는 2023년 12월말 피고의 웹사이트에서 ‘울트라맨’을 포함하거나 ‘울트라맨’과 관련된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울트라맨 시리즈 이미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이미지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복제권, 각색권(저작물 변형을 통하여 독창성을 갖춘 새로운 저작물을 창작할 수 있는 권리로 우리나라 저작권법상 2차적저작물 작성권에 해당), 정보네트워트중계권(대중이 선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저작물을 받아볼 수 있도록 유선 또는 무선 방식으로 대중에게 저작물을 제공할 권리로 우리 저작권법상 전송권에 해당)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울트라맨과 유사한 이미지의 생성을 중단할 것, 피고의 사이트에서 울트라맨과 관련된 학습데이터를 삭제할 것 및 300,000위안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피고 A사의 웹페이지에서 생성된 이미지는 울트라맨과 실질적으로 유사하거나 또는 실질적으로 유사하면서 변형을 가한 것으로 피고는 원고의 복제권 및 각색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복제권 및 각색권을 침해한 이상 별도로 정보네트워크 전송중계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원은 피고에게 유사한 이미지의 생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및 10,000위안을 배상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다만 법원은 피고가 직접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여 학습시킨 것이 아니라, 타사의 모델을 사용하였던 것이기 때문에 울트라맨 관련된 학습데이터를 삭제하라는 원고의 청구는 기각하였습니다.
나.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 책임
한편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위 판결은 그 판단 기준으로 중국에서 제정된 법령인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을 근거로1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가 부담하는 주의의무와 과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먼저 피고는, 피고 웹사이트의 생성형 AI 서비스 모델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웹사이트 방문자가 API를 통해 제3자가 개발한 AI모델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 제22조 제2항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터페이스 등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도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피고가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 제15조를 위반하여 민원 제기 및 신고 체제를 구축하지 않았고,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 제4조 제3항 및 제5항을 위반하여 사용자 규정, 약관 등으로 사용자에게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고지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 제12조 및 ‘인터넷 정보서비스 딥페이크 관리규정’ 제17조를 위반하여 AI 산출물에 대한 표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판결은 피고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하고,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아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 제4조, 제12조, 제15조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 평가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관련해서는, i) AI 학습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여부, ii) 산출물이 저작권 침해물인지 여부 및 그 침해 책임의 주체를 누구로 볼 것인지 등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위 판결은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저작권 침해물임을 인정한 첫 사례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자’가 부담하는 의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당 저작권 침해물을 생성한 자는 피고인 A사가 아니라 A사가 제공하는 AI서비스를 이용하여 프롬프트 입력과 같은 행위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해 낸 이용자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자인 A사에 대해서만 복제권 및 각색권 침해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따라서 위 판결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하여 각자 어떤 책임을 부담하고 양자간 관계는 어떻게 볼 것인지 등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또한 위 판결은 해당 AI 서비스 개발자가 학습 과정에서 원고의 데이터를 학습한 행위가 권리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위 i)의 쟁점}. 이 사건의 경우 원고 저작물이 매우 유명한 저작물이고 AI가 이와 매우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해 내었다는 점에서 학습 과정에서 원고의 저작물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학습단계에서 이미 저작권 침해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아니면 공정이용으로 볼 수 있을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이 쟁점은 현재 미국 소송에서 심리되고 있으므로, 추후 소송 경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성형 AI 와 관련하여서는 저작권 문제를 포함한 법률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저작권·미디어콘텐츠팀’에서는 생성형 AI 및 저작권 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업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바, 관련 사안이나 이슈에 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에는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 잠정관리 방법’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건전한 발전과 규범의 적용을 추진하고 국가안보와 사회 공익을 수호하며 공민, 법인 그 밖의 조직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령으로서(제1조), 지식재산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 존중, 데이터 학습 시의 준수 사항,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에 대한 표시 의무, 민원 제기 및 신고 체제 구축 의무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