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건강보험 약가인하 등 집행정지 환수법(국민건강보험법 제101조의2) 2023. 11. 20. 시행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 약제의 상한금액(약가)을 인하하거나,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침익적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 제약사가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가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의 정당한 행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가 위와 같은 약가인하 등 처분에 대하여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후 본안 소송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으면, 집행정지기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비용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약사로부터 환수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2023. 4. 27.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이어 2023. 11. 20. 시행되었습니다(이하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이라고 합니다).
2.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이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
보건복지부는 2024년에 건강보험 약제에 대한 보다 강력한 약가인하 등 사후관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소송을 통한 권리구제가 위축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4년에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가 최초로 시행되며, 약제 급여 적정성 재평가도 예정되어 있고, 그 밖에도 제네릭 등재에 따른 오리지널 약가 직권조정 기전도 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당한 약가인하 처분 등에 대한 권리구제의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될 것인데,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시행에 따른 환수 처분을 우려하여 집행정지 및 소송을 통해 이를 다투는 것을 주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매출 감소, 연구개발 축소, 시장의 위축 등 각종 부정적 영향을 입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3.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에 관한 위헌성 논란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제101조의2는 그 제1항과 제3항에서 집행정지기간 동안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의 환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5항에서 그 환수하는 금액에 대해 시행령이 정하는 이자를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이하 “본건 환수 규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본건 환수 규정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 위헌성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첫째, 본건 환수 규정이 헌법상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제약사로서는 집행정지결정을 받았더라도 나중에 본안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차액을 이자까지 가산하여 돌려주어야 하므로 그러한 부담 때문에 약가인하 등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제대로 그 부당성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본안소송에서의 승패를 불문하고 법원의 재판을 통한 적법한 집행정지결정의 효력으로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되었는데 이를 사후적 징수처분으로 소급하여 환수하는 것은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재산권’(헌법 제23조 제1항)에 대한 침해 또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헌법 제13조 제2항)에 해당할 소지가 있습니다. 집행정지기간 동안 요양급여대상 지위를 유지하거나 인하되지 않은 약가로 약제를 판매하여 얻은 수익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는 적법한 수익인데 이를 마치 부당이득인 것처럼 환수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본건 환수 규정과 같이 집행정지제도를 이용한 자에게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국민의 재판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은 다른 어느 법률에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행정관청이 행하는 영업정지처분, 영업허가취소처분,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등과 같은 행정처분에 있어서도 집행정지가 된 후 국민이 패소하였다는 이유로 그 동안의 수익을 징수할 수 있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본건 환수 규정은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4. 헌법소원을 통한 대응방안
위와 같이 위헌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본건 환수 규정에 대하여 헌법적으로 권리구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i) 본건 환수 규정에 따른 보건복지부장관의 환수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본건 환수 규정 자체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법과 (ii) 향후에 보건복지부장관이 환수 처분을 할 경우에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건 환수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후자의 방법은 장래 요양급여 관련 침익적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후 환수처분이 이루어지고 이를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므로 이 방법을 통하여 본건 환수 규정의 위헌성을 다투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본건 환수 규정은 시행과 동시에 제약사들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조속히 그 위헌성 여부에 관하여 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직접 본건 환수 규정 자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권력에는 입법권도 포함되므로 본건 환수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도 가능하며, 이러한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법률의 시행일로부터 90일 내에 제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헌법소원을 하기 위해서는 청구인과의 법적 관련성(자기관련성, 현재성, 직접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건 환수 규정의 시행 이후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청구인과의 법적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경우에는 법률의 시행일로부터 90일이 경과된 이후라 하더라도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헌법소송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공법소송팀과 건강보험 약가 등 규제에 대한 다양한 대응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헬스케어팀이 협업하여 제약 분야에서 여러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본건 건강보험 약가인하 등 집행정지 환수법에 대한 심도 있는 헌법적 분석을 거쳐 헌법소원을 통한 권리구제를 시도해볼 가치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건을 비롯한 제약 분야의 각종 규제와 관련하여 헌법소송과 행정소송을 통한 대응에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저희 법무법인(유) 세종에게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