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3. 1. 인사노무 업무에 관한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발간한 바 있습니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특히 사용자가 근로자의 상시 근무공간에 CCTV 등 디지털 장치를 설치·도입하는 경우에 준수해야 할 사항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크게 (1) 협의 및 의견수렴, (2) 개인정보 수집·이용 근거 확인, (3) 개인정보 보호방안 강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먼저, 근로자참여법 제20조에 따라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는 노사협의회 협의 대상이므로, 만약 근로자참여법에 따라 노사협의회가 설치된 사업장이라면 CCTV 설치·도입 시에 노사협의회에서 “협의”를 거쳐야 하며, 충분한 협의는 근로자 보호 측면 뿐만 아니라 디지털 장치 도입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둘째로, CCTV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 수집·이용을 위해서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수집 항목 등을 근로자에게 사전에 알리고 “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CCTV를 설치·도입한 경우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률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2호)나 정보주체와의 계약의 체결 및 이행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동항 제4호), 혹은 시설안전·영업비밀 보호 등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 달성을 위해 CCTV 설치·도입이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인 근로자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동항 제6호)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사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셋째로, CCTV를 설치·도입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는 “개인정보 보호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개인정보 처리 내용과 보유기간 등을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야 하고, 설치 목적에 맞도록 CCTV 촬영범위 등을 조정하거나 CCTV 작동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촬영을 정지하는 등 근로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서 수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사용자는 CCTV 설치·도입 과정에서 대체수단을 강구하거나 그 밖에 근로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최근 대법원은 사용자의 CCTV 설치∙운용과 관련하여 중요한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해당 판결은 위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다시 한번 복기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트럭과 버스를 제조하는 회사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수차례의 자재 도난과 공장 외벽 화재 피해를 입은 뒤 보안 및 화재 감시 목적으로 공장 곳곳에 CCTV를 설치하자(이 중 상당 수가 공장 내에 설치되어 공장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 효과를 갖고 있었습니다), 노조 간부인 근로자들이 CCTV에 검정색 비닐봉지를 씌워 촬영을 방해한 사안에서 근로자들의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당초 이 사건 제1심과 항소심은 근로자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므로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없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7. 6. 14. 선고 2016고정382 판결, 전주지방법원 2018. 1. 12. 선고 2017노881 판결). 

그런데 대법원은 (가) 사용자가 CCTV 설치·도입 과정에서 개인(영상)정보의 처리에 관한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노사협의회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점, (나) 정보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은 예외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하고 그 요건 또한 가급적 엄격히 해석되어야 하는데, 화재 및 도난 방지라는 개인정보처리자(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이 인정되더라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정보주체(근로자)가 다수이고 근로 공간과 출퇴근 장면을 촬영 당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므로 결국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이 근로자의 권리보다 “명백하게” 우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다) 사용자가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주간에는 시설물 보안 및 화재 감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노력을 강구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사용자의 CCTV 설치∙도입 행위에는 위법의 소지가 있으며, 따라서 CCTV에 비닐봉지를 씌워 얼마간 그 운용을 방해한 근로자들의 행위는 정당행위가 될 여지가 있다고 보아 원심 판단을 파기 환송 하였습니다.

사실 작업장 내 CCTV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한 문제는 그리 새로운 이슈는 아닙니다. 사용자는 회사 운영과 관련된 시설물 관리 업무로서 작업장 내 CCTV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노조나 근로자 측에선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되고 근로자 감시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며 반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점차 개인정보의 보호가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개정 가이드라인 및 최근의 대법원 판결에 비추어볼 때, 설령 사용자에게 도난 방지나 사업장 안전 등을 위해 CCTV를 설치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설치 과정에서 근로자의 동의나 노사협의회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이에 대해 근로자 측이 대응조치를 할 경우 그러한 조치가 정당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각 기업에서는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 및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토대로 CCTV 설치·운영 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근로자 동의∙협의 등 필요한 법적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CCTV 관련 법적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