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3. 2. 13. (1) 기업결합 심사제도를 개선하고 (2) 전자심판시스템을 도입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마련하여 2023. 2. 14.부터 2023. 3. 27.까지 입법예고 하였습니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상반기 중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저희 법무법인(유) 세종은 입법예고된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시사점에 대하여 두 차례에 걸쳐 설명드릴 예정이며, 첫번째로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 및 그 시사점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정 내용
가.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의 확대
개정안은 경쟁제한 우려가 극히 낮은 (i) 모자회사간 합병·영업양수, (ii) PEF 설립, (iii) 1/3미만 임원겸임에 대한 기업결합 신고의무를 면제하였습니다.
(i) 상법상 모자회사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의 경우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면제되었습니다(개정안 제11조 제1항 제4호). 이는 이미 모회사가 자회사를 사실상 단독으로 지배하기 때문에 이들 간의 기업결합이 새로운 경쟁제한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참고로 모회사의 경우 이미 자회사의 지분 20%(상장사의 경우 15%) 이상을 보유한 최다 출자자이므로 추가적인 지분 취득은 현행법상으로도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공정거래법 제11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
*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50%를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회사(상법 제342조의2 제1항)
또한, 개정안은 계열회사 간 합병시 신고의무 판단의 기준이 되는 기업규모의 중복산정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회사(피합병회사 등) 단독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만 신고대상이 되도록 규정하였습니다(개정안 제9조 제5항). 현행법은 신고의무 판단시 기업규모에 기업결합 전후로 계열회사 지위를 유지하는 회사를 모두 합산하고 있는데, 계열회사 간 거래 시 기업규모가 중복 산정되어 당사자 규모 요건을 규정한 공정거래법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번 개정안은 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ii)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상의 사모집합투자기구(이하 “PEF”) 설립도 신고면제 대상에 추가되었습니다. PEF는 법인격을 갖춘 투자자금의 집합체로서 PEF 설립 단계에서는 시장경쟁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없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미 설립된 PEF에 LP로서 추가 출자하여 전체 지분 20%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까지는 신고가 면제되지 않으므로 유의가 필요합니다.
(iii) 임원 총수의 1/3 미만 임원겸임도 신고대상에 제외되었습니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 총수의 1/3 미만 겸임은 상대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단독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사정이 반영된 것입니다. 특히 자산 또는 매출이 2조원이 넘는 대규모회사에 해당하는 금융기관이나 투자자가 다른 회사 소수지분을 취득하면서 소수의 임원만을 선임한 경우에 실무상 임원겸임 신고를 누락하여 과태료를 부과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법개정 이후에는 그러한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 자진 시정방안 제출 및 조건부 승인제도의 도입
개정안은 기업의 자율성을 활용하여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심사하기 위하여 자진 시정방안 제출 및 조건부 승인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해당 기업이 스스로 경쟁제한 우려 및 상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정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공정위는 해당 시정방안을 협의 및 평가하여 경쟁제한성 해소에 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조건부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조건부 승인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i) 기업이 부정한 방법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은 경우 조건부 승인을 취소하고 정식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고, (ii) 기업이 부과된 조건 및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조건부 승인을 취소하고 정식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종전에도 당사회사는 공정위 기업결합과와 시정조치안에 관하여 협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 협의는 공식적인 절차가 아니어서 당사자들의 절차적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고, 시정조치안에 대하여 합의가 되더라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정식으로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서 기간이 매우 오래 걸렸는데, 법개정 이후에는 이러한 문제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구체적인 절차는 시행령 등 하위규정으로 정해질 것이어서 아직 어떻게 운영될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공정위는 좀더 신속하고 간이한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므로 현재보다 기업결합 심사가 좀더 빨라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의 시사점
가. 기업결합 신고 부담의 완화 및 심사의 촉진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을 확대한 이번 법개정이 완료되면 기업들의 기업결합 신고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선 기업의 투자 및 그 집행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모자회사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 소수 임원의 겸임이나 PEF 설립시 기업결합 신고의무가 면제되어 기업들의 신고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입니다. 또한, 계열회사 간 합병시 기업규모의 중복산정이 방지되어 소규모 계열회사를 합병하는 경우 기업들의 신고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전반적인 기업결합 심사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정위는 지난 2021. 12. 30. 간이신고대상에 대한 온라인 신고제도를 도입한 이래 2023. 2. 1. 일반신고대상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였고, 접수증 발급, 실시간 심사진행 조회 및 온라인 보완자료 제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확대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신고 시스템 도입과 더불어 기업결합 면제 대상이 확대되고, 조건부 승인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 공정위의 심사 부담이 크게 완화되어 더욱 효율적인 심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써 기업들도 신속하게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되고 또한 조건부 승인 제도의 활용으로 심사 결과에 관한 예측가능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 향후 기업결합 법제 개편 방향 예상
이번 개정안은 공정위가 지난 2022. 12. 29. 발표한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방안(이하 “개편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편방안에서는 개편 시기·제도적 정합성·현실적 심사여건 등을 고려하여 단기 및 중·장기 과제로 추진 과제를 선정하였는데, 이번 개정안은 그중 단기 과제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향후 중·장기 과제에 해당하는 (i) 2단계 심사제도의 도입, (ii) 사전신고제로의 일원화 및 (iii) 신고기준의 상향 및 거래금액 신고제의 적용범위 확대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