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이사의 책임감면제도의 개정

취지 현행 상법 제400조는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총주주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주주가 지분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주식회사의 특성상 재산권인 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주주에게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및 손해배상책임제도의 경영상의 위법행위 억지효과 등에 입각하여, 이사의 책임면제를 총주주의 동의라는 매우 엄격한 조건 하에서만 인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특히 상장회사의 경우 총주주의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최근 이사의 배상책임이 거액에 이르게 되면서, 위와 같은 기존 규정이 이사의 의무와 책임 강화 측면에만 치우친 나머지 이사의 보호제도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재무제표의 승인에 의한 이사의 책임해제(제450조) 역시, 책임해제의 범위가 재무제표에 기재되어 있거나 이로부터 알 수 있는 사항에 한정되어 매우 좁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사의 책임을 감면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유능한 자를 이사로 영입하여 적극적인 경영을 독려하고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이익 증대에 기여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현행 상법보다 완화된 요건에 의한 책임제한제도를 마련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법원 판례 역시 여러 차례에 걸쳐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은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2007. 10. 11. 선고 2007다34746판결 등). 이에, 개정상법은 이사의 책임감면 요건을 완화하는 규정을 마련하였으며, 개정안은 이를 통해 “유능한 경영인을 쉽게 영입하고 이사의 진취적 경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Ⅱ. 주요개정내용

개정상법 제400조 제2항은 기존의 총주주의 동의에 의한 책임 면제 이외에도,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의 책임 일부를 감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행 상법상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위반으로 인하여 부담하는 회사에 대한 책임(제399조)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그동안 학계에서는 무과실책임설과 과실책임설의 대립이 있었는데, 개정상법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의 요건을 명시함으로써 과실책임의 성격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책임감경의 기준으로서,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가 그 행위를 한 날 이전 최근 1년간의 보수액(상여금과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인한 이익 등을 포함)의 6배(사외이사의 경우에는 3배)를 초과하는 금액을 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i)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와 (ii) 이사의 경업금지의무(제397조), 사업기회 유용금지의무(제397조의2), 자기거래금지의무(제398조)를 위반한 경우에는 책임을 면제할 수 없습니다. 요컨대, 이사는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으며, 충실의무(제382조의3)의 구체적 유형이라 할 수 있는 경업금지, 사업기회 유용금지, 자기거래금지를 위반한 경우는 책임감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특기할만한 점은, 사외이사는 법적지위나 회사내부의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사내이사보다 열등한 현실을 고려하여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책임한도액에 차등을 둠으로써, 사외이사직으로의 유인책을 마련하였다는 것입니다. 한편, 개정상법은 감사, 감사위원회 위원 및 집행임원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책임감면 규정을 준용하고 있습니다(제415조, 제415조의2 제6항, 제408조의9). 우리나라의 이사선임실태에 비추어 볼 때 이사의 책임감경제도가 유능한 이사를 확보하는 것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과장되어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이사의 책임제한은 미국식의 경영판단의 원칙이 전면적으로 인정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사직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실제로 회사가 부담해온 이사의 배상책임보험료를 감축시키는 효과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Ⅲ. 이사의 책임감면에 관한 상법개정의 시사점

다만, 이사의 책임감면요건을 완화하는 개정상법과 관련하여, 개정 논의 과정에서 책임경감 자체를 반대하는 견해도 상당히 강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이하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구체적인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는 점을 주지하여, 회사로서는 향후 개정상법에 따른 이사의 책임 감면을 행함에 있어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1. 책임감면의 결정절차

개정상법에 의하면 이사의 책임감면은 정관에 규정되어야 합니다. 즉, 회사 설립 시 정관의 작성에 의하여 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한 정관변경의 절차를 거쳐 이사의 책임감면제도를 채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상법은 책임감면의 조건 내지 절차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정관에 규정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정관의 규정만에 근거하여 이사의 책임이 문제되는 모든 경우에 일률적으로 책임감면 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있으며,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정관의 규정이 완전하지 못한 경우 누가 어떠한 절차로 이사의 책임감면 여부를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여전히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검토하건대, 개정상법에 따라 이사의 책임감면을 결정하는 것은 회사의 업무집행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정관의 규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정관의 규정에 근거하여 이사회 결의로써 이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견해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이 문제된 이사가 이사 전부일 경우 책임감면을 위한 이사회 결의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고, 책임이 문제된 이사가 일부인 경우라도 당해 책임 감면의 결의와 관련하여 또다시 이사의 책임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 및 본 개정상법의 취지가 이사의 책임을 감면함으로써 유능한 이사의 영입을 손쉽게 하자는 것인데, 이사 책임의 감면 여부가 다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서야 결정되게 된다면 위와 같은 개정취지가 몰각된다는 점에서, 정관의 규정만으로도 이사의 책임감면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회사로서는 정관에 이사의 책임감면 규정을 도입할 경우 실력 있는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추후 문제발생의 소지가 없도록 상세한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2. 최근 1년간 보수액의 기준 설정

개정상법은 “이사가 그 행위를 한 날 이전 최근 1년간의 보수액(상여금과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인한 이익 등을 포함)의 6배(사외이사의 경우는 3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 판례에 따를 때, 위 규정상 “보수” 에는 이사가 직무집행의 대가로서 회사로부터 받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해석 될 것입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판결). 다만,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인한 이익”의 평가(예컨대, 아직 행사되지 아니한 Stock Option 자체의 평가액은 포함되는 것인지 여부) 등 배상책임 한도의 기준이 되는 1년간의 보수액의 범위 및 산정 기준이 위 개정상법 규정만으로는 불명확하여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바, 이에 관하여는 향후 시행령 등에서 보다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3. 주주 및 채권자의 보호

개정상법의 책임감면제도는 주주의 대표소송을 무력화시키고 회사의 책임재산의 소극적 감소로 인해 주주와 채권자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즉, 주주가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에 관해 대표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최대한 감면해 버린다면 기껏해야 1년간의 보수액의 6배(또는 3배)까지만 배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위와 같은 견해에서는 그동안의 개정 논의과정에서, 부당한 책임감면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책임감면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고 주주 또는 채권자가 이의제기 할 수 있는 장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러한 주주보호절차가 개정상법에 반영되어 있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주장이 제기되어 왔음을 감안하여, 개정상법에 따라 이사의 책임을 감면하게 되는 회사로서는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해하는 책임감면제도의 남용으로서 향후 법적 분쟁을 야기하지 않도록 실력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얻어 신중하게 정관을 마련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상기의 사항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