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대주주나 경영진 등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회사의 지배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초래되고 기존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이 현저하게 약화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그러한 신주발행은 무효라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법리입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89542 판결 등). 이러한 법리는 전환사채를 제3자에게 발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나(상법 제513조 제3항 후문, 제418조 제2항 단서,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0다37326 판결 등 참조), 전환사채의 특수성에 따른 고려가 필요합니다. 즉 회사가 경영상 목적 없이 대주주 등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였다면 전환사채의 발행은 무효가 될 수 있고,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월 내에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로써 다툴 수 있습니다. 나아가 대주주 등이 위와 같은 경위로 발행된 전환사채를 양수한 다음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월이 지난 후 전환권을 행사하여 신주를 취득하였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회사가 경영상 목적 없이 대주주 등에게 신주를 발행한 것과 동일하므로 전환권 행사나 그에 따른 신주 발행에 고유한 무효 사유에 준하여 신주발행무효의 소로도 신주 발행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1다201054 판결,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다205650 판결 등 참조).
본건은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회사가 회수하여 보관 중이던 전환사채를 현저히 불공정한 가격으로 경영진에게 우호적인 제3자들에게 매각한 다음 전환권을 행사하도록 해서 대규모의 신주를 발행한 사례로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소수주주측을 대리하여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월이 지났지만 신주발행의 경위와 발행된 신주가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전환권 행사에 따른 신주발행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신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한 가처분신청을 하였고, 인용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전환사채는 발행될 당시에 그것이 자금조달을 위한 것인지 경영권 방어 목적을 위한 것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법은 자기주식에 관하여는 일정한 요건 하에만 예외적으로 그 취득을 허용하지만(상법 제341조, 제341조의2), 자기사채의 취득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사는 자신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다시 취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본건은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월이 지나 제소기간이 이미 도과한 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회사가 이미 회수하여 보관 중인 전환사채를 실질적으로 자신의 영향력 하에 있는 우호세력에 양도하고 그로 하여금 전환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 예외적으로 전환권 행사 및 그에 따른 신주발행이 무효가 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선례적인 가치를 갖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