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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사례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권분쟁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계약금 배액의 지급을 요구하는 매수인에 대항하여 계약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제 되었다는 판단을 이끌어낸 사례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63575 판결은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가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당사자 쌍방의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대법원은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채 장기간 방치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계약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제 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다19030 판결),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묵시적 합의해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H재단은 A에게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이 사건 부동산을 15억원에 매도한 후 A로부터 계약금 1억 5천만원을 지급받은 상태에서 B로부터 나머지 잔금 13억 5천만원을 지급받고 B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A(원고)가 H재단(피고)을 상대로 ‘H재단의 귀책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으므로 매매계약 내용에 따라 H재단은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한 사안입니다.

H재단을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은 H재단과 A와의 매매계약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분석해 보았으나, 양 당사자 간의 명시적인 합의해제 의사표시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이에 세종은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 결여’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① A와 B 간에 작성된 각서 또는 합의서 내용에 따르면 A, B가 이 사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하여 각자의 토지 소유 및 매수자금 부담 관계를 정산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A가 잔금 지급일까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였음에도 H재단은 매매계약을 해제하지 않고 B로부터 나머지 잔금만을 받고 매수인을 B로 변경해준 점, ③ B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A가 H재단을 상대로 매매계약 상 의무이행을 구하거나 계약금의 반환을 구한 사실이 없는 점, ④ A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B에게 이전된 이후 B에게 일정 금원을 지급하고 부동산 일부의 소유권을 이전받기도 한 점 등을 재판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였고, 제1심 재판부는 법무법인 세종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어 “H재단과 A는 적어도 B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는 매매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쌍방의 의사가 일치되어 매매계약은 묵시적으로 합의해제 되었다.”고 판단하면서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아울러 제1심 법원은 ‘A가 지급한 계약금은 B와 사이에 토지 소유 및 매수자금 부담 관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모두 반영되었다’는 전제에서, 계약 해제로 인한 계약금 1억 5천만원의 원상회복을 구하는 A의 예비적 주장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H재단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인 명의를 A에서 B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H재단에 대한 A의 권리가 소멸하였음을 명확하게 처분문서화하지 않아 계약금 배액 상당의 돈을 배상할 위기에 처했으나, 각종 간접사실들을 논리적으로 구성함으로써 H재단의 손해를 방지할 수 있었던 사안입니다. 사실관계가 다소 불명확하고 결정적인 처분문서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묵시적 합의해제 사실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사건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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