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정위 하반기 핵심 집행 목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정책 목표를 “독과점 구조개혁과 공정성장 기반 구축”으로 설정하고, ① 민생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② 경제주체 간 힘의 불균형 완화, ③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④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완화 및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정책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고 피해구제를 강화하는 한편, 고발제도 및 형벌체계 개편,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 강화, 조사·분석 역량 확충 등 공정거래 집행체계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2. 정책 주요 과제

첫 번째 과제인 민생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관련하여 공정위는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공급망을 교란하는 담합 및 불공정거래행위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석유제품·페인트·화학제품 등의 담합, 복지시설 관련 리베이트, 스포츠용품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사진촬영 분야 허위·과장광고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가 주요 감시 대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26. 4. 23. 밝힌 것처럼 반복적인 담합에 대해서는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의 도입,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의 개선 등을 추진하고,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담합으로 시장의 경쟁구조 자체가 훼손된 경우에는 지분매각·영업양도 등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반복적인 법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를 단순한 과징금 부과에 그치지 않고 사업활동 및 시장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의 손해배상소송 지원, 예방교육 기금 신설, 분쟁조정제도의 확대 및 공정위가 확보한 자료의 민사상 손해배상절차 활용 등 피해구제 수단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됩니다. 

이에 따라 향후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리스크는 비단 행정제재에 그치지 않고 후속 민사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 과제인 경제주체 간 힘의 불균형 완화는 중소기업·소상공인·가맹점주 등 거래상 지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자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정당한 거래대가를 보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소사업자의 공동협상에 대한 담합규제 적용 제외, 하도급·대리점 분야의 단체구성 및 협상 기반 강화, 가맹점사업자단체의 등록 및 협의절차 정비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기술탈취, 산업안전비용 전가, 하도급대금 지급 지연,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전가 등 중소사업자에게 비용이나 위험을 부당하게 이전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기술유용 분야에서는 기술보호감시관, 익명제보 및 신고포상금 제도 등을 통해 기술 탈취나 유용 행위에 대한 감시나 신고를 활성화함으로써 그러한 행위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제도의 실효성 제고, 발주자의 직접지급 확대,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 활성화, 유통분야 대금지급기간 단축 및 가맹점주의 창업·운영·폐업 단계별 보호 강화 등 거래대금 및 비용부담과 관련된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될 예정입니다.

세 번째 과제인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은 디지털시장에서의 경쟁 촉진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거래공정성, 디지털 소비자 보호 및 혁신산업 분야의 경쟁구조 개선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데이터 접근·이용 제한 등 새로운 경쟁제한행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상 관련 하위규정을 정비하는 한편, 플랫폼 입점업체의 거래조건과 수수료 부담을 개선하기 위한 플랫폼 공정화법 및 배달 플랫폼법 제정안의 국회 입법 논의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플랫폼의 자기상품과 중개상품을 소비자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표시제도를 개선하고, 플랫폼의 대금수령과 환불책임에 관한 규율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추진됩니다. 배달앱·앱마켓·글로벌 반도체 등 주요 디지털 시장에서는 최혜대우 요구, 끼워팔기, 자사우대, 배타조건부 거래 등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AI 유료구독 서비스의 다크패턴이나 SNS에서의 AI 활용 허위·과장광고,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위해제품 등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자 이슈 역시 주요 집행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네 번째 과제인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완화 및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선은 이번 하반기 계획 중 제도개편의 성격이 가장 뚜렷한 부분입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의 허위·누락 제출에 대한 총수 개인에 대한 과징금 도입 등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계열회사 누락 등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기간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해서도 규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식품·물류·의약품, 건물관리·경비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나 중소기업 주력업종에서 이루어지는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간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집단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관련 공시항목을 추가하고, 반복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공시제도를 개편하고, 지주회사 체재 내 중복상장 유인을 축소하여 소유지배 구조를 개선하며,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거래행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는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집행체계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공정위는 전속고발제도 전면 개편(국민 또는 국가기관의 직접 고발 허용 방안), 고발심의위원회 구성 등 고발절차의 객관성·투명성 강화, 광역 지방정부에게 하도급가〮맹사업대〮리점 관련 법령의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처〮분권 부여, 과징금 제도의 실효성 제고, 경제형벌 합리화 및 조사·분석 인력 및 조직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개편이 실제 시행될 경우 공정거래법 집행의 주체와 수단이 현재보다 다양화되고, 기업의 법 위반에 따른 제재 및 분쟁 리스크 역시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시사점 

공정위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은 개별적인 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 제재를 넘어 시장구조 개선,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 실질적인 피해구제, 디지털 시장의 경쟁질서 확립 및 대기업집단 규율 강화를 결합한 보다 종합적인 공정거래 집행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공정거래 리스크 관리 역시 개별 행위의 적법성 여부만을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거래구조와 사업모델 자체에 내재된 경쟁제한 및 불공정거래 위험을 사전에 점검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담합과 관련해서는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영업정지·등록취소 등 구조적 조치 도입이 추진되고 있고, 하도급·가맹·대리점·유통 분야에서는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규율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기존 법 집행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데이터, 알고리즘, 플랫폼 거래조건, AI 관련 다크패턴 및 허위과장광고 등에 대한 규율이 구체화되고 있어, 기업의 공정거래 관련 컴플라이언스 대상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국민 또는 국가기관도 법 위반행위를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위의 조사·분석 인력 및 조직이 확충됨과 아울러 피해자의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경우, 앞으로 법 위반행위는 공정위 조사 및 제재에만 머무르지 아니하고, 수사기관의 조사 및 기소에 따른 형사소송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단순히 과징금이나 시정명령 가능성뿐만 아니라 민형사 소송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계약·약관·가격결정·수수료·정산·대금지급·내부거래·플랫폼 운영정책 등 사업운영 전반을 대상으로 컴플라이언스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업무계획에서 공정위가 주요 감시 또는 점검대상으로 직접 언급한 업종이나 행위유형의 경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향후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석유·화학·페인트 등 담합 점검 대상 업종, 식품·물류·의약품 등의 내부거래 분야, 배달앱·앱마켓·반도체 등 디지털 플랫폼 분야 및 기술탈취·대금지급 등 갑을관계 분야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면, 거래관행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잠재적인 법 위반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지 보다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