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는 한국 기업의 현지 사업 활동과 대한민국 국민의 체류 및 경제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법률 개정이 단행되었습니다. 이에 본 뉴스레터에서는 최근 이루어진 주요 법률 개정 및 입법 동향 중, 한국 기업과 국민이 특히 유의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사항을 정리하여 안내해 드립니다.
I. 러시아 대통령령 제377호 시행에 따른 은행예금 반환 제한
기존 러시아 대통령령 제95호는 대출·차입 및 금융상품 거래와 관련하여 러시아연방, 러시아연방구성주체(공화국, 지방, 주 등), 지방자치단체 및 러시아 거주자(법인 및 자연인)가 어느 비우호국(한국 포함) 국적의 채권자(개인/법인)에게 해당 역월 중 상환하거나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이 1,000만 루블을 초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자금 처분이 엄격히 제한되는 특수계좌('C타입 계좌')로 지급하도록 하는 한시적 특별절차를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비우호국 국적의 채권자들은 러시아 내 자금 회수 및 해외 송금이 사실상 차단되는 등 중대한 재산권 행사의 제약을 받아왔습니다. 2026년 6월 1일자로 개정·시행된 대통령령 제377호는 이러한 제95호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은행 예금 채권에 대해서도 그러한 규제가 적용되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 은행에 예금을 보유한 비우호국 국적의 개인 및 기업은 대통령령 제377호가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예금 원리금이 C타입 계좌로 지급됨에 따라 자금 운용상 상당한 법적·실무적 제한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실무상 혼선과 법령 해석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하여,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6년 7월 14일 ‘공식 해석 제1-ОР호’를 발표하여 이러한 추가 규제의 구체적인 실무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본 추가 규제는 은행 예금의 원금 반환 및 이자 지급에만 적용되며, 급여 수령, 상거래 결제 및 송금 등을 위한 일반 은행계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우호국 국적의 채권자가 일상적인 자금 입·출금이나 결제를 위해 사용하는 당좌계좌 및 결제계좌에 대해서는 본 추가 규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1
또한, 대통령령 제377호의 시행으로 기존 은행 예금이 자동으로 C타입 예금으로 전환되거나 그 잔액이 C타입 계좌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 은행 예금의 만기 연장(자동 연장 포함)도 허용됩니다. 다만, 예금의 원금 반환이나 이자 지급 시점이 도래하고, 해당 역월 중 지급하여야 하는 원금 및 이자의 합계액이 1,000만 루블(또는 그 외화 상당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C타입 계좌를 통한 지급 절차가 적용됩니다.
아울러 실무상 가장 핵심이 되는 '월 1,000만 루블' 기준은 '각 은행별·예금자별로 해당 역월 중 이행하여야 하는 예금계약상 원금 반환 및 이자 지급 채무의 합계액'을 의미합니다.
II. 외국인 투자에 대한 국가 관리 강화 및 수산업 분야 규제 확대
2026년 6월 7일자로 러시아 「국가안보 및 국방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회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절차에 관한 연방법」(연방법 제57-FZ) 개정안이 시행되었습니다. 기존 법에 따르면 특정 기업이 동법에 따른 '전략적 기업'으로 분류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지배권을 확보하거나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거래를 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러시아 외국인투자정부위원회의 엄격한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번 개정법은 위와 같이 특별 관리되는 전략적 기업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특히 러시아 극동지역 등에서 수산업 분야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체적으로, 수산물 생산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① 해당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이 직전 회계연도 총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② 당해 회사 및 동일 기업집단의 장부상 자산가액의 총액이 8억 루블을 초과하는 경우 새롭게 전략적 기업으로 편입됩니다. 아울러 태평양 연어 등 회귀성 어종의 방류양식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역시 전략적 기업의 범주에 포함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개정에 따라 종전에는 연방법 제57-FZ의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수산 기업들도 전략적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향후 해당 기업과 관련된 자본 거래 추진 시 앞서 언급한 엄격한 외국인투자 통제 규제가 강제될 예정입니다.
한편, 개정법은 이번 조치로 인하여 새롭게 전략적 기업에 편입된 수산업 분야 회사의 지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존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경과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였습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의결권 있는 주식 또는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는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러시아 연방반독점청(FAS Russia)에 관련 지분 보유 사실을 신고하여야 합니다. 나아가 의결권 있는 주식 또는 지분의 50%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365일 이내에 외국인투자정부위원회의 지배권 취득 승인을 받기 위한 신청을 하거나 그 보유 지분율을 50% 이하로 하여야 합니다.
만일 외국인 투자자가 위와 같은 신고 의무 및 승인 신청 또는 지분율 조정 의무를 법정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등 주주권 행사가 제약될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투자 대상 회사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관련 기업들은 자사의 지분 구조 및 규제 편입 여부를 신속히 점검하고 선제적인 법적 대응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III. 고급전문인력(HQS) 제도 요건 변경에 따른 최저 급여 기준 상향
최근 러시아 의회는 「외국인의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률은 고급전문인력(Highly Qualified Specialist, 이하 HQS)에 대한 특별 고용제도를 그 핵심으로 하고 있는데, HQS 제도는 러시아 정부가 우수한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서, 일반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적용되는 까다로운 노동부 쿼터(Quota) 제한을 면제해 줄 뿐만 아니라, 통상 1년인 취업비자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부여하고 그 발급 및 연장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진출한 다수의 한국계 대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은 현지 법인의 핵심 관리자나 기술 주재원을 본사로부터 신속하게 파견하고 장기적·안정적으로 체류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인사 전략 수단으로 동 제도를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개정법은 202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HQS 자격의 신규 취득 및 기존 자격 유지를 위하여 요구되는 법정 최소 급여 기준을 대폭 상향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최소 급여 기준이 일반적인 고급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월 71만 7,000루블로, 과학 및 교육 분야 종사자를 비롯하여 공인 IT 기업 및 경제특구 입주기업 근로자, 스콜코보 프로젝트 참여자 등 일부 특정 분야의 고급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월 35만 8,500루블로 상향됩니다.
이러한 법정 최소 급여 기준의 상향은 그간 HQS 제도의 혜택을 누려온 외국 기업들의 인사 및 노무 실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타격을 미치게 됩니다. 만일 상향된 새로운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HQS 자격의 신규 취득이나 유지가 사실상 매우 어려워지며, 이에 따라 기존의 간소화된 취업허가 및 장기 비자 혜택을 모두 상실하고 까다로운 일반 외국인 근로자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실무상 부담을 안게 됩니다. 따라서 해당 제도를 통하여 주재원 등 인력을 운용 중인 기업들은 현재 지급 중인 급여 수준이 개정법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고, 향후 인사 운영 지침 및 인건비 예산 계획에 개정법에 따른 최소 급여 기준을 반영하여 현지 인력 운용상의 차질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IV. 시사점 및 실무 대응 전략
최근 단행된 일련의 러시아 법률 개정은 현지에 이미 진출하여 사업을 영위 중인 한국 기업과 개인은 물론, 향후 러시아 시장 진출이나 자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같이 규제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대(對)외국인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러시아와 직·간접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주체들은 현시점에서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은행에 예금을 보유하고 있거나 신규 가입을 고려 중인 한국 기업이나 개인은 각 역월 중 지급받아야 하는 예금 원금 및 이자의 합계액이 1,000만 루블을 초과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자금이 C타입 계좌에 묶이는 유동성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하여야 합니다. 또한, 수산업을 비롯한 러시아 내 특정 산업군에 진출하거나 관련 M&A를 추진 중인 기업은 대상 기업이 개정법상 새롭게 전략적 기업에 편입되었는지 면밀히 실사(Due Diligence)하고, 편입되었다면 향후 거래 일정과 계약 조건에 한층 엄격해진 외국인투자정부위원회의 사전 승인 및 신고 절차를 반드시 반영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현지 법인의 핵심 인력 운용을 위해 HQS 제도를 활용 중인 기업은 2027년 3월부터 대폭 상향되는 법정 최소 급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인사 제도 개편과 예산 확보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유라시아PG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규제, 거래 및 분쟁 이슈에 대한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탁월한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지 규제 환경과 급변하는 시장 구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유라시아 지역 진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최적의 규제 대응 전략 수립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와 관련하여 자사의 구체적인 리스크 진단이나 추가적인 심층 법률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저희 유라시아PG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러시아 민법은 '은행예금'과 '일반 은행계좌'를 별개의 법률관계로 구분합니다. 은행예금은 정기예금뿐 아니라 예금자가 언제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도 포함하는 반면, 일반 은행계좌는 급여 수령, 송금 및 상거래 결제 등 지급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계좌를 의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