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분석  

[미국의 헝리 제재와 중국 대형은행 세컨더리 제재 가능성] 달러 패권과 중국의 반(反)제재 법질서가 충돌하는 시대, 한국 기업·금융기관의 노출과 대응

 

1. 개요: 제재 시스템에 대한 중국의 사상 첫 정면 대응

2026년 4월 24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중국 정유업체 헝리석화(다롄)정유를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Specially Designated Nations and Blocked Persons) 명단에 등재하면서, 미·중 간의 지정학적 갈등이 금융 분야로 번지는 새로운 분기점에 도달했습니다. 미국은 헝리가 이란 군부 산하 석유판매 조직을 통해 그림자 선단 방식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원유를 매입했다고 판단하였고, 헝리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는 세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s)를 적용하겠다고 공표하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에 대해서 중국이 단순한 항의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자국 법률을 발동해 정면으로 맞섰다는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2021년 제정하였지만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던 반제재 법규(‘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적용 저지 규정’: 阻断外国法律与措施不当域外适用办法)를 처음으로 발동하여, 중국 내 개인·기업·금융기관이 미국 제재를 인정·집행·준수하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그동안 입으로만 미국 제재를 비난하던 중국이 국내 법규까지 동원해 공공연하게 제재 질서에 반기를 든 것으로, 미국 글로벌 지배의 제도적 인프라인 제재 시스템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국면입니다.

미국의 금융 제재가 치명적인 이유는 국제거래의 달러 결제 구조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제 거래는 달러로 이루어지는데, 이 경우 그 거래대금의 최종 결제는 미국 은행 간 결제망(CHIPS)과 연방준비제도의 장부에서 완결됩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달러로 대금을 보낼 때조차 양측 거래 은행은 각기 뉴욕 소재 환거래은행들(코레스 은행: correspondent banks)을 통하여야만 달러 대금을 청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특정 기업의 달러 결제를 막으면 그 기업은 단 1달러어치 거래도 할 수 없게 되며, 세컨더리 제재는 이 거래 차단을 제3국 기업·은행에까지 확대합니다. 이러한 미국의 제재는 단순한 계좌 정지가 아니라 사실상 국제무역 참여권의 박탈로 작동합니다.

비록 6월 14일에 미국-이란 간에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어 이란의 석유 판매가 일시적으로 허용되었지만, 핵심 갈등 사안인 이란의 비핵화와 미국의 제재 해제를 포함한 본 협상은 이후 60일간 진행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60일 휴전 협정’이라고 평가됩니다. 과연 쌍방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낙관할 수 없으며 그 중간에 충돌에 따른 파국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는 헝리 제재가 중국 대형 국유은행으로 확산될 경우의 시나리오와 한국 기업·금융기관의 노출 및 대응 과제를 분석합니다.


II. 사안의 구조: 헝리 제재와 미·중 공방

1. 헝리에 대한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대상 지정과 거래 정리(wind-down) 허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 석유·화학 부문을 겨냥한 행정명령(EO) 13902에 근거하여 2026년 4월 24일 중국 2위 민영 정유업체 헝리석화(다롄)정유(Hengli Petrochemical (Dalian) Refinery Co., Ltd.)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는 헝리석화가 2023년 이후 이란산 원유를 대량 매입했다는 것을 사유로 하며, 헝리석화와 더불어 약 40개 선사·선박도 함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헝리는 미국이 제재한 중국 민영 정유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업입니다. 해외자산통제국은 지정과 동시에 일반허가(General License V)를 부여함으로써 2026년 5월 24일까지 기존 거래를 정리(wind-down)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헝리가 수취하는 대금은 미국 내 동결 이자부 계좌로 입금하도록 조건을 달았습니다. 기존 거래를 질서 있게 끊는 것은 허용하되 헝리가 그 거래대금을 사용하는 것은 막겠다는 것입니다.

2. 세컨더리 제재 경고와 금융기관 압박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이에 앞서 2026년 4월 15일 만약 금융 기관이 이란 관련 거래를 지원할 경우 세컨더리 제재 위험이 있다는 경고 서한을 두 곳의 중국 은행에 발송하였다고 밝혔습니다(은행명 비공개). 이어 해외자산통제국은 4월 28일 금융기관 전반에 대해 중국 민영 '티팟(teapot)'(즉 중소 규모) 정유사 관련 거래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위험을 공식 경고하면서, 위험기반 통제, 정유사들에 대한 실사 강화, 코레스 은행들이 제재준수 기대사항을 중국측에 전달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해당 경고는 프론트컴퍼니(위장 회사), 중개상, 그림자 선단, 선박 간 환적, 허위문서, 선박 식별정보 조작을 주요 회피수법으로 지목하였습니다. 공개 집계상 4대 국유은행(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은행·중국농업은행)은 적어도 2018년까지 헝리에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러한 대출 행위는 제재 발효 이후에는 세컨더리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중국의 이중 트랙 대응: 비대칭 지시

중국의 대응은 대외적 주권 수호 선언과 대내적 거시금융 안정 확보라는 다소 상충되어 보이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린 정교한 이중 트랙 구조입니다. 상무부는 5월 2일 반제재 법규를 처음으로 발동해 기업들이 미국 제재에 대해서 불응하도록 강제하고, 미국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헝리와 거래를 끊는 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법원에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금융 규제당국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은 노동절 연휴 직전 대형 국유은행에 구두 지침을 내려, 헝리 등에 대한 신규 위안화 신용 공여는 중단하되 기존 대출의 회수나 만기 단축은 요구하지 말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이 '신규 중단 + 기존 유지'의 비대칭은 미국의 제재에 대해 정교하게 설계된 의도적 대응조치입니다. 신규 대출은 해외자산통제국이 제재 요건으로 삼는 '신규 중대 거래'에 해당해 노출도가 크지만, 기존 대출의 단순 보유는 훨씬 수동적인 것입니다. 베이징은 기존 대출은 회수나 만기단축은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반제재 법규 실행이라는 정치적 체면을 지키면서도 신규 대출은 차단함으로써 미국 제재의 결정적인 트리거는 비껴가는 방식으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유은행이 달러 청산 접근권을 잃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계산된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III. 제재의 법적 구조: 수준별 사다리

미국이 중국 국유은행을 '제재한다'는 것은 단일한 행위가 아니라 수준별 사다리이며, 어떤 증거가 확보되는지에 따라 미국이 올라설 계단이 결정됩니다.

1. 무엇이 트리거인가

제재에 착수할 명분이 되는 트리거는 두 가지가 있지만 그 무게가 서로 다릅니다. 첫째, 기존 대출 유지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회색지대입니다. 행위와 해외자산통제국 해석 사례상 제재 발효 이후 만기를 단 하루라도 연장하거나 이자율·담보 조건을 변경하는 행위, 기존 대출 한도액 내에서라도 자금의 인출을 허용하는 행위는 사실상 신규 여신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위험도가 증가합니다. 다만 이러한 행위는 이란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볼 수 있어 통상 사다리 하단(경고·벌금·조건부 제재)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이란산 원유 결제·우회수출·프론트컴퍼니를 통한 거래는 이란 석유 거래의 '고의적이고 중대한 촉진'이라는 제재 발동 요건에 정면으로 해당하고 기만행위는 핵심 가중 요소이므로, 미국이 제재 사다리의 중상단으로 직행할 명분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거래가 위안화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제재 대상과의 거래를 촉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2. 두 가지 핵심 수단: CAPTA와 전면 제재 대상

CAPTA(Correspondent Account and Payable Through Account) 제재는 미국 내 환거래 계좌(CA) 및 지급대리 계좌(PTA)의 개설 및 유지를 금지하거나 매우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는 조치로, 사실상 달러 청산 접근권을 제한합니다. 글로벌 은행에게는 '준(準)사형'에 해당합니다.

전면 제재 대상(자산 동결)은 은행 본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전 세계 미국 관할 자산을 동결하고 모든 미국 경유 거래를 금지하는 최고 수준의 조치입니다. 이란·러시아 주요 은행에 적용된 바 있으나, 중국의 빅4 은행들처럼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에 적용된 전례는 없습니다.

한편 해외자산통제국의 50% Rule에 따라 제재 대상이 직·간접 합산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은 명단에 없더라도 자동으로 차단대상으로 취급되므로, 헝리의 모회사·계열·역외 무역법인에 대한 보수적 점검이 필요합니다.


IV. 시나리오별 분석

현재 수준에서는 미국은 직접적인 제재 조치보다는 미국 내 환거래 은행(코레스 뱅크)들에게 중국 은행들에 대한 거래 필터링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뉴욕 소재 환거래 은행들은 중국 빅4 은행들이 보내는 달러 송금, 무역금융, L/C, 보증, 원유 관련 결제에서 헝리·이란·그림자 선단·프론트컴퍼니 관련된 고객·계약·거래 내용을 더 엄격하게 걸러낼 것입니다.

만약 중국 빅4 은행들이 헝리에 신규로 자금 유동성을 공급했거나 또는 이란산 원유 결제·우회거래를 처리했다는 증거가 확보된다면 그 수준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제재를 취하게 되고 그에 따른 충격이 발생합니다.

1. 시나리오 A — 외과적·조건부 제재 (가장 유력)

중국 빅4 은행들의 본체가 아니라 거래를 실제 처리한 특정 지점·역외 자회사·결제부서를 핀포인트 지정하거나, CAPTA를 '엄격한 조건 부과' 형태로 적용하거나, 해외자산통제국·뉴욕금융당국(NYDFS)의 대규모 합의금으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중국공상은행(ICBC)이 2024년 1월 뉴욕지점의 자금세탁방지(AML) 컴플라이언스 미비로 해외자산통제국으로부터 약 3,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빅4의 미국 내 거점을 통한 감독·집행 레버리지를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경로에서 해당 은행은 즉시 컴플라이언스를 재정비하고 헝리·이란 연관 거래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해야 하며, 이러한 경우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시적입니다. 한국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나 코레스·위안화 계좌에 대한 한국 금융기관의 스크리닝은 강화됩니다.

2. 시나리오 B — CAPTA 전면 차단 (달러 청산망 단절)

중국 빅4 은행들에 대한 미국 내 환거래 계좌 개설·유지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로, 제재 대상 동결까지는 아니나 사실상 달러 청산 접근권을 끊는 것입니다. 과거 이러한 제재가 내려진 중국 은행은 2012년 쿤룬은행 등 주변부 소형 은행에 한정되었던 만큼, 이는 사상 초유의 강력한 조치가 될 것입니다. 이 경우 달러 무역금융·신용장·달러채 상환 처리가 마비되고 글로벌 고객 이탈로 정상적인 영업까지 위축될 것입니다. 베이징은 금융 주권 침해로 간주해 전면 보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인민은행(PBOC)이 달러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는 동시에 관련 거래를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CIPS)로 우회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중국 무역의 약 71%가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충격이 전 세계 무역결제·달러 단기자금시장에 전이될 것이며, 이는 미국이 이 계단에 쉽게 올라서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국에 대한 영향도 상당합니다. 한국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이 해당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쓰는 경우, 달러 무역대금 결제 경로가 막혀 위안화·제3은행으로 긴급 우회해야 하고, 원-위안 직거래 시장조성(중국 은행들의 서울지점이 수행)에도 차질이 생기며, 한·중 무역금융 전반의 마찰비용이 상승할 것입니다.

3. 시나리오 C — 전면 제재 대상 지정 (금융 핵옵션)

중국 빅4 은행들의 본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전 세계 미국 관할 범위의 자산을 동결하는 단계로, 여기서부터는 '헝리 제재'가 아니라 미·중 금융 디커플링의 방아쇠가 될 것입니다. 거래하던 전 세계 금융기관이 동시에 익스포저를 회수하며 시스템적 연쇄(contagion)가 발생하고, 50% Rule에 따라 해외 자회사·현지법인도 광범위하게 차단됩니다. 하지만 중국 빅4 은행에 대한 차단은 전 세계가 '달러 시스템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교훈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여 탈(脫)달러를 가속하는 구조적 역풍도 부를 것입니다. 한국에는 무역결제 인프라 재편, 원화·증시 급락, 중국 현지법인 자금경색, 공급망 동시 충격이 겹치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이 때문에 시나리오 C는 상호확증파괴(MAD) 영역으로, 대만 유사시 등 결정적 안보 사안과 결합되지 않는 한 미국이 단독으로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V. 한국 기업·금융기관에 대한 시사점과 점검 과제

현재 시점에서 한국 기업·금융기관 관점에서 더 시급한 위험은 빅4 은행으로부터의 영향보다 헝리(및 모회사·계열·역외법인) 자체가 제재 대상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한국 금융기관이 헝리 관련 대금을 달러 코레스 은행을 거쳐 처리하게 되면 그 자체로 1차 제재 위반 위험에 노출되므로, 거래 상대방 스크리닝 기준일을 2026년 4월 24일로 설정해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은행들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증거가 확보되더라도 미국의 선택은 시나리오 A가 가장 유력하고, B는 조건부, C는 낮은 확률이 될 것입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미국은 A로 제재하며 B·C 카드를 협상 레버리지로 보존하고, 중국은 신규 노출을 억제하며 정면충돌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한국 측 노출은 대체로 네 가지 경로에서 발생합니다. 직접거래보다 간접거래, 특히 중국 은행의 특정 지점과 제3국 중개상이 결합된 구조가 위험합니다. (i) 기업 상거래 경로(중국의 정유·석화 고객, 중국산 PTA·PX·MEG·나프타 등 매입, 헝리 계열의 최종수요자), (ii) 금융거래 경로(중국 빅4 은행이 발행한 L/C·보증·송금·신디케이트론), (iii) 해운·물류·보험 경로(그림자 선단,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음영활동, 선박간 환적, P&I·재보험), (iv) 계약·법적 딜레마 경로(미국 제재준수 조항과 중국 반제재 법규 간의 이중 구속)입니다.

실효적 대응은 사전에 한국 측 익스포저와 대체 결제경로를 시나리오 A·B 기준으로 매핑하는 컨틴전시 플랜의 수립입니다. 즉시 착수해야 할 우선과제는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가장 노출이 크면서도 자주 간과하기 쉬운 사항인 중국 현지법인의 주거래은행 매핑입니다. 둘째, 헝리 및 계열·우회법인에 대한 스크리닝(기준일 4/24, 50% Rule·지분 재편 우회 포함)입니다. 셋째, 시나리오 B로 인한 마비를 막는 대체 코레스·결제 라인의 사전 확보입니다. 넷째, 계약상 제재조항과 중국의 반제재 법규가 충돌하는 이중 구속의 식별입니다. 다섯째, 제재 단계 전환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모니터링 트리거와 보고체계를 정립하는 것입니다.


VII. 결론

헝리 제재가 드러낸 것은 개별 정유사 제재를 넘어, 미국의 '달러 질서'와 중국의 '반(反)제재 법질서'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베이징의 '신규 대출 중단·기존 대출 유지' 설계는 미국을 가장 낮은 수준의 시나리오 영역에 묶어두려는 의도된 장치이며, 미국 역시 빅4 은행의 글로벌 시스템적 위치 때문에 사다리 위로 갈수록 자기 비용이 급증해 상호 자제가 강제됩니다. 그 결과 당분간은 정면충돌을 피하는 암묵적 균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트럼프-시진핑 협상, 이란 정세, 만기 연장에 대한 해외자산통제국 해석, 빅4의 기만행위 입증 여부에 따라 큰 폭으로 동요할 수 있는 불안정한 균형입니다. 달러 결제 의존도가 높으면서 동시에 중국이 제조업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기업과 은행은 양쪽 압력을 동시에 계산하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개별적 규제 준수나 단기적 조달 다변화를 넘어, 익스포저 매핑과 결제 컨틴전시를 선제적으로 갖춘 종합적 리스크 관리 체계의 구축에 착수해야 합니다.

☞ How We Can Help

법무법인(유)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는 헝리 제재 국면에 노출된 한국 기업·금융기관을 위해 다음과 같이 자문을 제공합니다.

첫째, 제재 익스포저 진단 및 노출 지도 작성을 지원합니다. 가장 누락되기 쉬운 중국 현지 법인의 주거래은행, 코레스·위안화 청산 의존도, 헝리 및 모회사·계열·역외법인(기준일 2026-04-24, 50% Rule 포함)을 통합적으로 식별하고 위험등급을 분류합니다.

둘째, 결제·유동성 컨틴전시 플랜을 설계합니다. CAPTA 코레스 차단(시나리오 B)을 상정하여 대체 결제·코레스 라인을 사전 확보하고, 달러 차단 시 위안화(CIPS)·제3통화 우회 경로와 결제통화 전환(USD→CNY/KRW)에 따른 환헤지 재설계, 대금 묶임(trapped funds) 대응을 자문합니다.

셋째, 계약상 제재조항을 정비하고 이중 구속 대상을 점검합니다. 세컨더리 제재·CAPTA·50% Rule을 포괄하는 제재조항, 제3자 지급·통화 변경 사전승인권, 불가항력·이행거절·해지 조항을 보강하고, 미국 제재 준수와 중국 반외국제재법 위반이 충돌하는 이중 구속 대상을 식별합니다.

넷째, 무역금융·거래 심사 프로토콜을 정비합니다. 중국 은행 발행 L/C·보증·송금의 발행은행·지점·신청인·수익자·물품·선박·원산지를 통합 점검하고, 프론트컴퍼니·그림자 선단·선박 간 환적·원산지 재라벨링 등 회피수법에 대응하는 필터링·escalation 기준을 수립합니다.

다섯째, 위기 대응 및 정책 모니터링을 지원합니다. 제재 지정·거래거절·자산 동결 발생 시 거래 정리·보고·지급보류·당국 협의를 지원하고, 미·중 통상·금융·기술 규제 동향과 단계 전환 트리거를 지속 추적하여 투자 전략 및 정부 대응 전반에 걸친 시의적절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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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통상산업 이슈 FOCUS 1  

카자흐스탄, 원유에서 신도시까지 - 협력의 지평을 넓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지나는 길목입니다. 너무 집중되어 있기에 역설적으로 '나머지 길' 찾기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간 순방의 첫 일정으로 카자흐스탄을 택한 이유입니다. 카자흐스탄은 '탈중동' 원유 다변화의 핵심 후보이자, 자원과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입니다.

 

1. 2년 만에 다시 열린 최고위급 협의체

김정관 장관은 6월 7일부터 9일까지 아스타나에서 '제11차 한-카자흐스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 협력 공동위원회'를 주재했습니다. 공동위원회는 양국 무역협정에 따라 설치·운영된 최고위급 협의체로,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과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장관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고 있으며, 제11차 회의는 2024년 5월 제10차 회의 이후 2년 만에 개최되어 그간 누적된 협력 의제를 점검했습니다.


2. 'CEPA'로 무역의 틀을 다시 짜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한-카자흐스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추진을 공식 논의했다는 점입니다. CEPA는 관세 인하와 투자 보호를 포괄하는 사실상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성사되면 양국 경제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제도적 토대가 됩니다. 양측은 전자·자동차·플랜트 등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의 사업 애로를 해소하는 데에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3. 흑해로 열린 원유의 길

에너지 협력은 이번 순방의 가장 시급한 의제였습니다. 김정관 장관은 아켄제노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지난 4월 강훈식 대통령 특사의 카자흐스탄 방문 이후 진행돼 온 원유 도입 추진 현황을 점검했으며, 양측은 원유 수급 안정화를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카자흐스탄산 원유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운송 경로에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서부 텡기즈(Tengiz)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는 CPC(Caspian Pipeline Consortium) 송유관을 따라 러시아 흑해 연안의 노보로시스크 항까지 도달하고 이어 한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1,511km에 이르는 이 송유관은 1990년대 후반 건설돼 2001년부터 가동 중이며,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탈중동' 다변화 루트의 가시적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4. 플랜트와 발전, 우리 기업의 일감

자원 협력은 우리 기업의 수주로 연결됩니다. 양측은 우리 기업이 수주한 카라차가낙 가스처리 플랜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카라차가낙은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대형 가스·콘덴세이트 생산지로, 이 지역의 처리 인프라 확충은 한국의 EPC(설계∙조달∙시공,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기업에게 의미 있는 일감입니다. 에키바스투스 발전소 현대화 사업의 조속한 추진도 협력하기로 했는데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에게 기회가 열립니다.


5. 자원을 넘어 신산업으로

이번 회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협력의 무게중심이 자원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이 중점 추진 중인 알라타우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한국의 스마트시티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신도시 내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미래 모빌리티로까지 협력의 폭을 넓혔습니다.

디지털·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지식재산 보호와 위조상품 근절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고, 환경 분야에서는 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물 관리 기술, 산림 복원·기후 대응 협력도 논의됐습니다.

☞ How We Can Help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은 원유 도입이라는 단일 거래를 넘어, 무역협정·자원개발·플랜트 수주·신산업 진출·지식재산·탄소 규제가 한데 얽힌 복합 과제입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통상산업정책센터는 우리 기업의 사업기회를 위해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째, 무역협정·통상 및 자원개발 투자 자문입니다. 한-카자흐스탄 CEPA 진전에 대비해 관세·원산지·투자 보호 조항의 활용 전략을 설계하고, 텡기즈 유전과 CPC 송유관 인프라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지분 인수·합작 구조를 자문합니다. 정유사·종합상사가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도입하며 맺는 매매계약의 가격 연동 방식, 일정 물량 인수의무 조항, 그리고 흑해·노보로시스크 경유 운송 과정의 보험·물류 리스크 배분까지 함께 다룹니다.

둘째, 플랜트·발전 프로젝트 및 신산업 진출 자문입니다. 카라차가낙 가스처리 플랜트, 에키바스투스 발전소 현대화와 같은 EPC 사업의 수주 계약·하도급·현지 인허가와 분쟁해결 구조를 지원합니다. 알라타우 신도시 개발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에 진출하는 건설·모빌리티·스마트시티 기업에게는 합작 법인 설립, 현지 규제 대응,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자문합니다.

셋째, 지식재산 보호 및 환경·규제 자문입니다. 위조상품 근절과 'K-브랜드' 무단 도용에 대응하는 지식재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지원하고, 파리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 구조 설계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배출권거래제와의 정합성 확보를 자문합니다. 물 관리·산림 복원 등 그린 비즈니스 진출에 필요한 행정·규제 검토도 폭넓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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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통상산업 이슈 FOCUS 2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일본의 대응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2025년 11월 대만 유사 사태를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언급하자, 중국은 2026년 1월 6일 일본의 군사 최종사용자·군사용도를 향한 모든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한국 정부와 기업에게도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 즉흥적 보복이 아니라 제도화된 통제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충동적 보복이 아니라 수출통제법(2020.12.1.)과 이중용도물항(품목) 수출통제조례(2024.12.1.) 하에서 작동됩니다.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2025년 4월 4일 공고 제18호로 디스프로슘·테르븀 등 중·중(中重)희토류 7종에 즉시 허가제를 부과했습니다. 10월 9일에는 5종을 추가해 17종 중 12종으로 그 대상을 역외 적용(중국산 가치 0.1%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중국산 희토류를 0.1% 이상 사용하는 경우에도 적용한 것입니다. 규제를 부과하는 방식은 전면 금수가 아니라 승인율을 조절하는 '물량 밸브형 통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2. 일본을 겨눈 칼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중국은 2026년 1월 6일부터 민간용과 군사용이 결합되는 모든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디스프로슘·테르븀·갈륨 등의 대일 수출은 2025년 12월 이후 사실상 끊겼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대일 수출은 2026년 4월에 전년 대비 80%가 넘게 급감했습니다. 11월 미·중 합의로 10월 조치는 1년 유예됐으나, 4월 4일 7종 허가제는 유예 대상이 아니어서 지금도 존속되고 있습니다.


3. 일본의 다층적 대응과 한계

일본은 비축으로 시간을 벌면서, 조달처 다변화와 재활용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일본의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소지츠는 공동으로 호주 라이너스에 투자해 처음으로 중국이 아닌 곳에서 디스프로슘을 확보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희토류를 써야만 했던 기술을 덜 쓰거나 아예 안 쓰는 방향으로 기술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구자석입니다. 영구자석(NdFeB)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터에 사용되는데 디스프로슘와 테르븀같은 희토류를 사용했습니다. 다이도특수강(Daido Steel)이 혼다와 함께 양산에 성공한 자석은 희토류를 아예 빼고도 모터 성능을 내도록 설계를 바꾼 경우입니다.

2010년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이 때 처음으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후 일본은 희토류의 대중 의존도를 줄이려고 꾸준히 노력하였으며, 그 결과 대중 의존도는 90%에서 60% 전후로 낮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체가 안되고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디스프로슘, 테르븀이 대표적입니다. 총량 다변화에 부분적인 성과가 있지만, 몇 가지 급소 품목에서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입니다.


4. 일본 대응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현재 한국은 센카쿠 열도 분쟁을 겪기 이전인 2010년 일본 상황에 가깝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희토류를 수반하는 영구자석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87.9%로 일본의 31.1%와 비교하면 약 2.8배 높습니다. 희토류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은 2023년 핵심광물 확보 전략 발표 이후부터 시작되었기에, 일본과 비교하면 출발이 13년 늦은 셈입니다.

한국은 공업용 요소의 대중의존도가 97.7%였습니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었습니다. 값싸고 흔한 소재일수록 단일국 의존이 굳어지고, 그 한 점이 끊기면 산업 전체가 멈춘다는 교훈을 배우게 됐습니다.

희토류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비축, 조달처 다변화, 재활용, 희토류 회피형 기술 혁신으로 집약됩니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는 G7 회의를 앞두고 공동 비축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역시 국제 공조를 포함해서, 비축, 조달처 다변화, 재활용, 기술혁신을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 How We Can Help

법무법인(유)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와 일본·한국의 대응이라는 흐름에 대해 통상·계약·정책금융을 통합한 다음 세 가지 자문을 제공합니다.

첫째, 수출통제·제재 컴플라이언스 및 통상구제입니다. 4월 허가제(7종), 10월 확대(12종), 0.1% 데미니미스, 역외 적용, 50% 룰, 대일 이중용도 금수에 대한 품목 해당성 판정과 중국산 가치 비중 산정, 최종 사용자 실사, 한국 대외무역법상 전략물자 검토를 안내합니다. WTO 분쟁(중국-희토류 DS431·432·433 선례)과 GATT 제11조·안보예외 정합성 분석, 반덤핑·상계관세 등 수입측 통상구제도 다룹니다.

둘째, 공급망 계약 자문 및 핵심광물 거래 설계입니다. 수출통제로 인한 이행불능, 이행지연 리스크를 불가항력과 사정변경(하드십) 조항으로 배분하고, 가격조정·재교섭·통지 메커니즘을 설계합니다. 일본, 호주, 미국 기업 중에서 희토류 채굴 및 정련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JARE,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MP Materials이 있습니다. 이들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 합작·오프테이크 계약을 참조해 광해광업공단·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과 연결하며, 미국 FEOC(해외우려기관) 규제 아래 중국계 지분구조 재편을 다룹니다.

셋째, 경제안보 법제 대응, 비축 및 재자원화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법제는 공급망 안정화기본법,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소부장특별법입니다. 이 법에 따른 핵심품목 지정 대응과 기금, 세제, 보조금 활용을 자문하고, 폐자석·폐배터리 영구자석 재자원화의 규제 특례와 인허가를 연계합니다. 아울러 미·중 규제 동향과 한국의 자원 지경학 협력 포럼(FORGE) 의장국 역할 등 다자 공조를 지속 모니터링해서 리스크를 사업 기회로 전환하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통상산업정책센터 (Center for Trade, Industry and Public Affairs)
법무법인(유)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는 단순한 법률 리스크 검토를 넘어, 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통상·산업 환경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전략 컨설팅 조직입니다. 경제안보·수출통제·관세 등 각국 규제의 영향을 정책적 맥락에서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서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투자 구조·공급망 재편을 통합 설계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 역할입니다. 방산, 에너지·인프라, 조선, 배터리, 반도체, AI 등 전략산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미국·EU·중국 3대 권역의 규제 리스크를 통합 관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