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D사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하였습니다(26.6.10.). D사는 수급사업자들에게 선박 임가공 작업을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들이 위탁에 따른 작업을 개시한 이후 계약서를 발급한 혐의에 관하여 조사를 받던 중 ① 계약관리 시스템 개선, ② 표준하도급계약서 전면 사용 및 임직원 및 협력사 교육, ③ 원하청 간 상설협의체 구성 등의 거래질서 개선 방안과, ④ 동반지원금 인상, 명절 귀향비·휴가비 신설, 숙련기술자 희망공제사업 실시, 공동근로복지 기금 확대 등 총 113억 원의 규모의 상생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시된 동의의결안은 이해관계인, 관계행정기관, 검찰총장 등의 의견수렴절차 및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최근 하도급 분야에서 동의의결 제도가 실제 사건 종결 수단으로 활용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본 뉴스레터에서는 하도급 분야 동의의결 제도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최신 사례들을 중심으로 실무적 시사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의 운영 현황
동의의결 제도는 2011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2022년에는 하도급법 개정을 통해 하도급 분야에까지 확대되었습니다(하도급법 제24조의9 내지 제24조의11).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 거래질서 개선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법 위반 여부를 판단·확정하지 않고 시정방안의 신속한 집행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입니다. 즉, 동의의결 신청 대상이 된 행위의 위법성이 중대하여 고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하도급법 제24조의9 제1항 제1호), 원사업자가 제시하는 시정방안의 실효성, 피해구제 효과 및 거래질서 개선 가능성이 동의의결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는 도입 초기에는 활용 사례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 인용 사례와 기각 사례가 축적되면서 공정위의 심사 기준과 제도 운영 방향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총 12건의 동의의결 신청이 있었으며, 이 중 7건은 동의의결이 확정되었고, 4건은 기각(*)되었으며, 1건은 현재 개시신청이 인용되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 기각된 4건은 모두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기각되었습니다.
2. 주요 사례
(1) 인용 사례(8건)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동의의결 인용(개시신청 인용 포함) 사례]
| 구분 | 위반행위 | 주요 시정 방안 |
|---|---|---|
| A사(2024) | 서면 미발급, 대금미지급, 부당특약 |
추가공사대금 및 특약 이행에 따른 민사상 손해액(약 8.15억 원) 지급, 현금결제 비율 100% 유지, 전자계약시스템 이용 및 표준하도급계약서 필수 사용 등 |
| B사 등 엔터테인먼트 5개사(2025) | 서면 미발급·지연발급 | 표준계약서 및 가계약서 작성·배포, 전자계약체결시스템 도입, 상생기금 조성(업체별 2억 원, 총 10억 원 규모) 등 |
| C사(2026) | 기술자료 유용 | 기술자료 요구 및 사용 통제, 기술자료 요구 및 비밀유지계약 체결 위한 관리시스템 개선, 수급사업자 상생·협력 지원방안(총 34.3억 원) 등 |
| D사(2026) (*) 개시신청 인용 |
서면 지연발급 | 계약관리 시스템 개선, 수급사업자 상생·협력 지원방안(총 113억 원) |
출처: 공정위 보도자료 및 온라인사건처리시스템 (https://case.ftc.go.kr/ocp/co/ltfr.do)
인용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정위는 단순한 금전 보상 여부보다 위반행위의 유형에 적합한 시정방안이 마련되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i) A사 사건에서는 수급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보상이 핵심이 되었고, (ii) B사 등 엔터테인먼트 5개사 사건에서는 표준계약서 및 전자계약시스템 구축을 통한 계약관행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또한 (iii) C사 사건에서는 기술자료 관리체계 구축 등 기술유용 재발방지 장치 마련이 주요 시정방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처럼 공정위는 단순히 과거 위반행위에 대한 보상에 그치지 않고 위반행위의 유형을 감안하여 발생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구조적 개선방안을 중시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근 동의의결 절차 개시가 결정된 D사 사건 역시 서면 지연발급 행위가 문제된 사안으로, 계약관리시스템 개선, 협력사 지원 확대, 복지제도 신설 등 계약관리 체계와 협력사 지원 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시정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2) 기각 사례(4건)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동의의결 기각 사례]
| 구분 | 위반행위 | 기각 사유 |
|---|---|---|
| E사(2024) | 서면 지연발급, 대금조정 의무 위반 |
위반행위 중대성 높음, 거래관계 이미 종료, 피해구제 효과 부족 |
| F사(2025) | 감액금지 위반, 서면 지연발급 |
위반행위 중대성 높음, 거래관계 이미 종료, 피해구제 효과 부족 |
| G사(2026) | 부당특약 | 위반행위 중대성 높음, 부정적 효과 제거 미흡, 피해구제 효과 부족 |
| H사(2026) | 부당특약 | 위반행위 중대성 높음, 신속한 거래 질서 회복 곤란, 피해구제 효과 부족 |
출처: 공정위 보도자료 및 온라인사건처리시스템 (https://case.ftc.go.kr/ocp/co/ltfr.do)
기각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정위는 공통적으로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높고 법 위반 증거가 명백하다는 점을 고려하였으며, 거래질서 회복의 시급성, 수급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 효과, 제시된 시정방안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피해구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동의의결을 기각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공정위의 동의의결 신청 사건 판단 경향에 비추어 볼 때, 결국 동의의결이 단순한 제재 회피 수단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거래관계 개선과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인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시사점
최근 공정위는 「동의의결제도 운영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칙」(공정위 고시 제2025-16호 2025.12.31.) 개정을 통해 의견제출기한 단축 및 최종심의기간(30일)를 정비하는 등 동의의결 제도의 절차적 신속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하도급 분야에서도 동의의결 제도를 실질적인 사건 처리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공정위는 동의의결 인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위반행위에 대한 금전보상을 넘어서서 위반행위의 유형에 적합한 거래질서 회복 및 재발방지 방안이 마련되었는지, 그리고 시의적절한 피해구제 방안이 제시되었는지 여부 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향후 하도급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동의의결 신청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피해 수급사업자들에 대한 금전적 구제책뿐만 아니라, 위반행위의 특성과 원인을 고려한 맞춤형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