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원고(지방자치단체)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잉여슬러지를 감량할 목적으로 슬러지 감량화시설(이하 '이 사건 감량화시설'이라 합니다)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2년 말 피고 회사와 이 사건 감량화시설에 관한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책임감리 용역계약도 체결하였습니다. 피고 회사는 위 설계용역계약에 따라 가용화설비, 전기탈수기, 소화조 개량, 탈취설비 등과 관련하여 처리공정과 설비유형을 정한 공법에 대한 설계를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는 위 설계에 기초하여 시공사와 공법기자재 제작·구매·설치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시운전 중 협잡물 유입 등의 문제로 시공사가 업무 일체를 포기하자 위 계약을 해제하였습니다. 이어 원고는 공동피고인 다른 시공사와 잔여 보완공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보완 시운전 과정에서 소화조 월류 현상 등이 발생하자, 그 계약마저 해제한 후, 피고 회사와 공동피고를 상대로 시설비 약 81.6억 원과 철거비 약 4.7억 원, 합계 약 86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약정금을, 예비적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제1심은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나, 환송 전 항소심은 피고 회사의 설계·감리상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60% 정도로 제한하여 약 50억 원의 약정금 지급 및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상고심에서부터 피고 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을 수행하였습니다.
2. 사건의 쟁점 및 법원의 판단
환송 전 항소심에서는 피고 회사가 제출한 각 성능보증서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감량률 미달 시 시설비와 철거비를 모두 부담한다'는 약정에 기하여 피고 회사에게 약정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고심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각 성능보증서에 규정된 약정은 설계 용역계약서와 별도로 작성된 문서에 의한 것으로서 계약서에 편입된다는 기재나 첨부 사실이 없는 이상 계약의 요식성에 관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 합니다) 제14조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을 적극 주장하였고, 대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위 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설계·감리 채무와 제작·설치 채무가 별개의 독립된 채무로서 가동 중단의 본질적 원인과 각 주체별 과실·기여도 등에 관한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고 한 주체가 설계자와 감리자를 겸한 경우에도 설계자 지위와 감리자 지위는 별개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피고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파기환송심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회사는 기계설비가 아니라 이 사건 감량화시설의 처리공정과 설비유형을 정한 공법을 설계한 것이고 따라서 개별 기계설비의 제작·설치 및 성능보장은 시공사가 부담한다는 점을 변론의 기본 구도로 잡았습니다. 그 위에서 (i) 가장 문제가 되었던 가용화설비는 원고가 실시한 건설기술공모와 평가위원회·건설기술심의 절차를 거쳐 선정된 공법을 적용하였고, 피고 회사가 협잡물 유입 방지를 위해 슬러지유입 스크린을 설계에 반영하고 구매시방서에 협잡물 제거 성능 90% 이상을 명시한 이상 시운전 중의 협잡물 유입은 제작·설치상 하자라는 점을, (ii) 전기탈수기는 슬러지 함수율 목표 달성을 위한 합리적 선정이었고 시운전 중 발생한 고장 역시 제작상 하자라는 점을, (iii) 소화조 월류 현상은 다수의 변수가 작용하여 설계 단계에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항이며 피고 회사가 유출 배관 세정·드레인 실시, 슬러지 농도 변경, 월류 배관 연결관 추가 설치 등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안하였음에도 원고가 시운전을 일방적으로 중단함으로써 후속 조치가 차단되었다는 점을, 감정인의 감정 결과와 전문심리위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주장·증명하였습니다.
파기환송심 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각 설비 부분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설계상 과실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피고 회사가 시운전 과정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파악·보고하고 시정 조치를 지시한 이상 감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환송 전 항소심에서 인정되었던 약 50억 원의 손해배상책임은 모두 부정되었고, 원고의 항소는 전부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① 지방자치단체가 사인과 체결하는 사법상 계약에서 계약서와 별도로 제출된 성능보증서에 따른 약정의 효력이 다투어진 경우 계약의 요식성에 관한 지방계약법 제14조는 강행규정으로서 당사자 의사의 합치만으로 우회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② 설계·감리자가 부담하는 채무와 제작·설치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별개의 독립된 채무로서 그 범위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한 주체가 설계자와 감리자를 겸한 경우에도 설계자로서의 책임과 감리자로서의 책임은 각각 별개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로서 의미가 큽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공공발주 사업 분쟁, 설계·감리·시공이 얽힌 복합적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분쟁 등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에 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