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정기주주총회는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정기주주총회로서, 정관 변경, 자기주식 소각, 이사 선임, 임원 보수 승인 등 주요 안건 전반에서 개정 상법에 따른 상장회사 지배구조의 변화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지배구조전략센터에서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슈가 된 주제를 아래와 같이 4회에 걸쳐 분석하고 있습니다.

[1호] 개정상법에 따른 정관 개정
[2호] 자기주식 소각과 배당
[3호] 이사 선임과 보수 승인
[4호] 권고적 주주제안

본 뉴스레터는 제4호로서,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권고적 주주제안의 의미와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문제된 주요 사례를 중심으로, 향후 기업과 주주가 유의해야 할 실무적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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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고적 주주제안의 개념 및 현행법상 허용 여부

가. 권고적 주주제안의 개념

권고적 주주제안이란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나 정책 방향을 권고하는 내용의 의안을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입니다. 일반적인 주주총회 결의가 법률 또는 정관에 따라 회사나 이사회를 구속하는 효력을 갖는 것과 달리, 권고적 주주제안은 그 결의가 가결되더라도 법적인 구속력이 없으며 이사회가 이에 따라야 할 의무 또한 없습니다.

예컨대 이사의 선임, 정관 변경, 재무제표 승인, 배당 승인 등은 상법 또는 정관에서 주주총회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주주총회에서 가결될 경우 이사회는 이에 구속됩니다. 반면, 상법이나 정관상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닌 것은 이사회에게 결정 권한이 있으며, 상법상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권한 배분 원칙상 주주들이 그러한 결정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이사회 권한 사항에 대하여 주주들이 주주제안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사회 권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주주가 “이사회는 일정한 정책을 검토하여 주주에게 설명할 것을 권고한다”, “회사는 특정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시할 것을 권고한다”는 식으로 주주제안을 하는 것은 안건 자체의 권고적 성격에 비추어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권한 배분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주주총회를 단순한 의결기관이 아니라 회사가 주주의 집합적 의사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회사와 주주 사이의 공식적인 의사소통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 현행법상 허용 여부

현행 상법은 주주제안권에 관하여 일반회사에 대해서는 제363조의2를,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제542조의6에서 특례를 두고 있으며,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나 시행령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상법에서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대해서만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은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권고적 주주제안을 통하여 사실상 이사회 권한 사항을 직접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거나 또는 기타 이사회의 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간의 권한 배분 원칙상 허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그 권고적 성격상 주주총회에서 가결되더라도 이사회가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권고적 주주제안이 이사회 권한 사항과 관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로 인해 이사회 권한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편, 권고적 주주제안이 상정되는 경우 주주총회 결의 과정을 통해 이에 관한 주주들의 총의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또 이를 회사 경영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권고적 주주제안의 법적인 허용 가능성이 논의될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권고적 주주제안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나 학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 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부 회사들이 권고적 주주제안을 실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였고 그 중 하나가 가결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는 향후 관련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하여 제22대 국회에는 권고적 주주제안권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 두 건 발의되어 있습니다. 이소영 의원안(2025. 7. 14.)은 상장회사에 대하여 일정 지분요건을 갖춘 주주에게 구속력 없는 권고적 주주제안권을 인정하고, 회사가 해당 결의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를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남근 의원안(2025. 9. 8.)은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과 함께 주주총회 소집공고 기간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위 각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어 소관위 심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위와 같은 입법안이 발의되어 있다는 점은 권고적 주주제안의 제도화 가능성에 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향후 위 법안들의 심사 경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2026년 정기주주총회 동향 – 권고적 주주제안의 주요 사례

가.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된 사례

2022년 H사의 ESG 관련 권고적 주주제안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지속가능경영과 지배구조 이슈를 중심으로 한 권고적 주주제안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이 주주총회 실무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였습니다. 2026년 가비아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상체계 공개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되어 국내 최초로 가결되었습니다.

그 외에 2026년 L사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소수주주가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상정되었으나 부결되었습니다. 또한 E사와 D사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을 통하여 주주가치 제고 계획의 재공시 안건과 계열사 누락 등 법률 이슈 규명을 위한 검사인 선임 안건이 상정되었고 T사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자체를 정관에 도입하려는 안건이 상정되었으나 모두 부결되었습니다.

나. 가비아 Case: 권고적 주주제안의 실효성을 보여준 사례

가비아의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는 배당, 이사 선임, 대표이사 보수한도, 이사 및 주요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 등에 관하여 주주제안을 하였고, 회사는 그 중 「이사 및 주요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의 건」을 상정하였습니다. 해당 안건의 요지는 이사 및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세부 보상내역과 보상체계, 즉 기본보수, 성과보수, 기타 보상, 재무·비재무적 성과지표를 포함한 성과보수 지급기준 및 산식, 보수결정 절차와 승인구조 등을 2026 사업연도부터 보수보고서 또는 이에 준하는 별도 보수 관련 보고서를 통해 연 1회 정기적으로 공시하도록 이사회에 권고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비아의 주주총회 소집공고에는 해당 안건과 관련하여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이 제기된 상태이고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거나 취하될 경우 그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법원이 가처분신청에 대하여 인용 취지의 화해권고를 하면서 가비아가 해당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였고, 2026. 3. 26.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를 찬성률 61.5%로 가결하였습니다.

가비아 사례에서 법원이 어떠한 근거와 사유로 인용 취지의 화해 권고를 하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비아 사례는 하급심 사례이기는 하지만 여하튼 법원에서 권고적 주주제안의 상정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습니다.

다. 실무상 한계와 유의점

다만 가비아 사례를 근거로 모든 권고적 주주제안이 당연히 허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이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법원 판례의 축적과 다양한 학설상의 논의를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권고적 주주제안의 허용 범위, 주주총회 목적사항과의 관계, 이사회 권한 침해 여부, 회사의 거부 사유 등에 관하여는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권고적 주주제안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내용상 이사회의 결정 권한을 사실상 중요한 점에서 침해하거나 대체하는 내용으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그 허용 여부가 다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 측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의 문안을 설계할 때, “이사회에 권고한다”는 형식을 명확히 하고, 이사회의 최종 판단권과 책임을 존중하는 구조로 안건을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는 주주권 강화와 기업의 책임경영을 촉진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회사 역시 이러한 제안을 단순한 경영 간섭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주주와 자본시장이 중요하게 인식하는 이슈와 기대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임원 보수체계, 자본배분, 내부통제, 이사회 독립성, 주주환원정책 등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기관의 핵심 평가 기준과 관련된 권고적 주주제안은 가결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의결권 행사, 투자 판단, 그리고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제도의 긍정적 기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이 이사회의 경영판단 및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약할 가능성, 주주제안의 대응에 투입되는 시간 및 비용 부담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권고적 주주제안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권고적 주주제안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단계별로 구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접수 단계에서는 제안 주주의 지분율, 주식 보유기간, 제안 시기, 의안 및 제안 이유의 기재 방식 등 주주제안권의 형식적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내용 심사 단계에서는 해당 안건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는지, 상법 시행령 제12조의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이사회의 고유한 업무집행권을 중요한 점에서 대체 또는 제한하는 내용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가비아 사례에서 보듯 의안상정가처분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그 거부하는 근거와 사유를 문서화하고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에도 힘을 써야 합니다.

넷째, 안건을 상정하는 경우에는 회사 의견을 찬성·반대·중립 중 어떠한 방식으로 제시할 것인지, 이사회가 이미 검토 중인 정책이 있는지, 해당 제안이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및 주주가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권고적 주주제안이 상당한 찬성률로 가결된 경우, 이사회가 법적으로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방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사회가 가결된 안건을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신속하게 그 근거와 사유 등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주주와 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마치며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이 실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가비아 사례는 비록 화해권고결정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권고적 주주제안의 안건 상정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준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고 또한 그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가결까지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권고적 주주제안은 임원 보수, 주주환원, 이사회 평가, 기업가치 제고계획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업으로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은 가결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가볍게 생각하기 보다는 이를 통해 시장과 주주가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파악하고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계기로 삼는 등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지배구조전략센터는 개정상법 시행에 따른 리스크, 주주제안 및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주주총회 의안 설계부터 주주제안 대응, 의결권 자문기관 대응, 분쟁 절차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