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하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본 개정안’)이 가결되었습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허용하면서도, 법원의 재판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절차에서 기본권 침해가 문제되는 경우에도 헌법재판을 통한 직접적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지적되어 왔습니다. 본 개정안은 법원의 재판 역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헌법소원을 허용함으로써 권리구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본 개정안의 입법 취지와 주요 개정 사항을 살펴보고, 재판소원 제도 도입이 소송실무 및 권리구제 체계에 미칠 영향과 시사점을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개정안의 주요 내용
(1)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허용
본 개정안은 헌법소원 청구 사유를 규정한 법 제68조 제1항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여 법원의 사법작용인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재판소원의 전면 허용에 따른 사법체계 부담을 고려하여, 그 대상을 확정된 재판에 한정하고 일정한 요건 하에서 청구할 수 있도록 제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취지의 재판 ▲헌법·법률상 적법절차 위반 ▲헌법·법률 위반으로 인한 명백한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헌법소원이 허용됩니다. 이는 단순 사실오인이나 법리 다툼이 헌법소원으로 확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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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68조 제3항 |
(2) 청구기간의 특칙 및 청구서 첨부서류 요건 신설
본 개정안은 재판소원에 대하여 별도의 청구기간 규정을 두어,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이는 법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단기간 내 제소를 요구하는 취지로 평가됩니다.
아울러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 심판청구서에는 재판서 및 확정증명원을 첨부하도록 함으로써, 확정 여부 및 제소기간 준수 여부를 신속히 심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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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69조 제1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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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71조 제4항 |
(3) 가처분 제도 도입
본 개정안은 제71조의2를 신설하여,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받은 경우 직권 또는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심판대상이 된 공권력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종래 헌법재판소 결정(헌법재판소 2000. 12. 8. 선고 2000헌사471 결정)을 통하여 인정되어 온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 제도를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 도입에 맞추어 명문으로 규정함으로써 그 법적 근거에 관한 논란의 여지를 해소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형 집행정지, 민사 강제집행정지, 행정처분 집행정지와 유사한 기능이 헌법소원 단계에서도 구현될 수 있어, 종국결정 이전 권리침해를 방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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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71조의2 |
(4) 인용결정의 효력 – 재판 취소 및 환송
본 개정안의 가장 중대한 제도 변화는 제75조 제4항 신설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을 인용하는 경우 해당 재판을 직접 취소하며, 법원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하여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위헌 선언이나 권리침해 확인을 넘어, 재판 자체를 직접 취소하는 효력을 인정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 결정의 실질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규정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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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75조 제4항 |
2. 실무상 시사점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은 소송 실무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법원 단계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 제기가 가능하므로 이는 사실상의 4심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재판소원 제기기간이 다른 헌법소원에 비하여 비교적 단기간(판결확정시로부터 30일)인만큼 패소 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은 판결 선고 직후부터 사건 기록 및 판결을 면밀히 분석하여 헌법적 쟁점을 검토한 후 재판소원 제기 및 가처분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실무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재판 단계에서부터 당사자와 소송대리인은 단순 위법이나 사실관계 주장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적법절차 위반, 헌법재판소 결정 위반, 명백한 위헌 주장 등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소송 전략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청구 대상 판결이 헌법재판소 선례에 반하는지 여부, 소송당사자의 절차적 기본권 침해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공공기관·기업 등 당사자 입장에서는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으로 인하여 법원단계에서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이 계속 지연되고 또한 확정된 판결의 집행도 정지될 수 있게 되는 만큼, 분쟁 대응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재판소원 제기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맺음말
이번 개정안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소송실무 및 권리구제 체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입법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확정된 재판의 취소 및 환송을 명문화한 점은 헌법재판과 사법재판 간 관계 설정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소송당사자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권리구제 수단으로써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시행 및 실제 운용 과정에서 형성될 헌법재판소의 해석 및 적용 기준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실무적 대응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