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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 상속 분쟁

‘소극재산의 재산목록 기입 행위’가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례

항소심이 2016. 6. 8.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상속인의 ‘이미 소멸된 소극재산의 재산목록 기입행위’가 한정승인에 있어서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한 26억원 상당의 막대한 상속채무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상속인인 원고는 피상속인이 사망하자 법무사에게 의뢰하여 한정승인신고를 하였는데, 재산목록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미 소멸된 근저당권부 채무를 함께 기재하였습니다. 문제가 된 위 근저당권부 채무는 피상속인의 여러 필지의 토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담보되고 있던 것으로, 이미 한 필지의 토지에 대한 경매와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이 이루어져 채무가 소멸되었음에도 원고의 의뢰를 받은 법무사는 이를 간과한 채 같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다른 토지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부 채무를 그대로 재산목록에 기입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법정단순승인 사유로서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의 해석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는데, 제1심은 이미 다른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채무가 소멸하였음을 알고 있음에도 원고가 허위로 상속채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였고,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를 규정한 민법 제1026조 제3호는 ‘고의로 적극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뿐만 아니라, ‘고의로 허위의 소극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한 때’에도 유추 적용되므로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존재하여 원고는 상속채무 전체에 대하여 고유의 재산으로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은 해당 규정이 적극재산의 재산목록 불기입 행위만을 기재하고 있는 것이 문언상 명백하고, 피상속인의 소극재산 파악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한정승인신고 제도를 두고 있으며, 상속채권자 보호의 견지에서도 소극재산에 관한 사항은 재산목록 작성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습니다. 아울러 소극재산의 기입 행위가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가 법무사의 권유에 따라 상속포기가 아닌 한정승인신고를 하게 된 경위와 법무사에게 신고 절차의 대행을 의뢰한 후 바로 귀가한 사정, 피상속인의 여러 토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일부 토지의 근저당권 실행에도 불구하고 채무의 소멸 여부를 알기 어려웠던 사정 등을 면밀하게 제시함으로써 원고에게 고의나 사해의사가 없었다는 점에 관하여도 법원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은 법무법인 세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재산목록’은 상속인이 상속 개시된 때로부터 승계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의무(민법 제1005조) 중 권리‘에 해당하는 ’적극재산의 목록‘을 의미하므로, 상속인이 상속한정승인신고서에 허위의 상속채무를 기입한 경우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가사 위 규정에 해당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채무의 소멸을 잘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채권자들을 사해할 의사로 고의로 근저당권부 채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함으로써, 원고는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상속채무를 부담한다는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상속인의 한정승인 신고에 대하여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의 재산 처분이나 재산목록의 허위 기입 행위 등을 이유로 법정단순승인 사유를 주장하여 분쟁이 비화되는 사례가 많은데, 본 사건은 한정승인신고 제도의 취지와 상속에 관한 법 규정의 체계적 해석을 통하여 소극재산의 재산목록 기입 행위는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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